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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물 목로주점 -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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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 28,071회 작성일

목로주점 - 단편

목로주점-목로주점- 나는 얼마 전, 아내와 같이 말죽거리 잔혹사라는 영화를 보면서 그 당시의 일이 주마등처럼 머릿 속을 어지럽히는 것을 알았다. 아내는 남자 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신기하기만 했던지 영화를 보는 도중에도 저런 일이 진짜 있었냐고 계속 묻는다. 학창 시절에 특히나 이소룡을 좋아하던 나는 그 영화 속에서 일부분은 나 자신을 보는 것만 같았으니까. 그러나, 나는 영화를 보던 내내 정신은 딴 곳에 가 있었다. 어차피 그 시절을 겪어 왔기 때문에 권상우의 운동 장면이나 이소룡 흉내, 혹은 옥상에서의 완타치 장면, 이외에는 거의 이야기의 과정을 꿰차고 있었기에 별다른 감동은 없었다. 교복과 까까머리의 학창시절을 지내지 않은 젊은 신세대들은 그저 신기하기만 했을 테지만… 나의 고3 시절은 평범했었다. 다른 학우들은 과외다, 학원이다 해서 수업이 끝나기 무섭게 학교를 빠져 나갔지만 조용하게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던 나는 언제나 도서실에 남아서 저녁이 늦도록 수험준비를 했다. 교내 도서관이 닫히고 집에 들어가면 그 당시, 적중률이 높은 문제가 나올 것이라고 떠벌리던 교육방송의 TV과외 프로그램을 보고 자는 것이 나의 오후 일과 였다. 2학년까지 정신 없이 따라 다니던 서클 활동도 이제는 고3 영감이라고 밀려나 마치 뒷방 늙은이라도 된 것 마냥 도서실에서나 죽 때리는 신세가 되었지만, 그래도 친했던 서클 친구들은 가끔씩 모여 라면을 같이 먹기도 하고, 시험기간이 끝나면 짬을 내서 영화도 같이 어울려 보러 가기도 했었다. 나와 가장 친했던 두 사람, 정태와 민석이가 그 대표적인 인물 이었다. 세 사람은 모의 고사 성적도 서로가 고만고만 했고, 하고 다니는 짓거리도 비스무그리 했었다. 그 중에서 정태는 항상 학원을 열성으로 다니는 학원파 였다. 언제나 종로의 학원가에서 깃발 날리던 영어,수학,과학반 강사들의 시간표를 좌악 꿰차고 있었고, 그러다 보니 그 주변 지역에 대해서도 모르는 것이 없었다. 10일간의 짧은 여름방학 이기는 했어도 방학을 앞두고, 1학기의 마지막 모의고사를 치룬 날, 정태와 민석이가 집에 같이 가자며, 도서관으로 찾아왔다. 대개 시험을 치루는 마지막 날은 도서관이 한산했다. 다들 밀린 잠을 자러 집에 일찍 간다든가, 땟국물이 자르르 흐를 때 까지 한동안 못했던 농구를 운동장에서 저녁이 늦도록 친구들과 어울려 하는 관계로… ‘호균아! 뭐하냐? 청승맞게 시리, 도서관에 사람도 없구만..’ ‘아니, 정태 너 아직 않 갔냐? 오늘 학원 않가?’ 정태는 시험 날은 일찍 끝나는 관계로 그 사이에 시간 떼우기가 뭣 같다며, 그런 날, 저녁 시간의 학원은 땡이를 치곤 했었다. ‘민석이도 왔는데, 오늘은 그냥 가자. 세월이 좀먹냐? 이번 해에 떨어지면 재수하고, 재수하다 안되면 삼수 하고, 삼수 하다 안되면 부지기수하면 되잖여?’ 오늘은 단단히 땡땡이를 칠 모양이다. ‘어디 갈 건데? 영화 보러 가자고? 나 오늘, 개털이야.’ ‘아니, 내가 개발한 곳이 있는데, 끝내 준다니깐, 아무튼 가자.’ 세 사람은 가뜩이나 시험 때문에 가벼워진 책가방을 핸드백 들듯이 팔에 꿰차고, 학교를 나섰다. 정태가 이끄는 대로 우리 세 명은 버스를 타고 종로2가에 내렸다. 길거리는 이미 뜨겁다 못해 지글지글 타는 것 같았고, 하복과 내의는 벌써 땀으로 등에 쩍쩍 달라붙고 있었다. ‘어딘데? 말은 해 주어야지?’ ‘아무튼 가보면 알아.’ 정태는 의기양양한 폼으로 우리를 이끌었다. 낙원상가의 골목을 끼고서 종로3가 쪽으로 이어지는 골목길의 중간 즈음 에서 정태는 허름한 식당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고리타분한 국밥내와 뼈다귀 국의 중간 정도 되는 잡다한 냄새가 우리에게 달겨 들고, 세 사람은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활짝 열려 있는 문으로 보아 에어컨도 없고, 무더운 바람만이 줄창 쏟아져 나오는 선풍기만 있는 꼴꼴난 식당인 것 같았다. ‘야. 씨발, 날씨도 좇나게 더운데, 뭣하러 이렇게 찌는 듯한 식당엔 들어가?’ 민석이가 지분댄다. ‘야, 그래도 그렇지, 교복입고 들어가기는 좀 그렇다. 안글냐?’ 나도 어른 들만 드나드는 곳 같은 대폿집에 대낮부터 들어가는 것이 조금 깨름직 하기는 했다. 식당 안은 드럼통으로 개조해서 만든 식탁이 여남은 개, 그리고, 손님도 별로 없이 저 구섞에는 주인으로 보이는 아주머니 혼자만이 부채를 부치면서 앉아있었다. ‘정태 학생 아냐? 오늘은 친구들도 왔네?’ 우리 세 사람을 반갑게 맞이 하면서 그 아주머니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우리가 자리 잡은 곳은 덥다며, 별로 시원해 보이지도 않을 것 같은 구형 선풍기를 틀면서 앞으로 옮겨 앉으라고 권했다. ‘정태야, 저 선풍기 날개에 낀 때 봤냐? 아유, 씨발, 시원한 건 둘째 치고, 아예 때를 뒤집어 쓸 것 같아 겁나서 어디 앉겠냐?’ 항상 깔끔을 떠는 민석이가 언제 보았는지 선풍기를 갖고, 아주머니도 들을 수 있는 큰 목소리로 그 잘 쓰는 씨발을 또 섞어가며, 한바탕 불평을 쏟아냈다. ‘하, 거 사내 새끼들이 잔말은… 잠자코 형님만 바라보고 있어 봐!’ 정태는 그 동안 장사가 어땠었느냐고 물으면서 떡라면 세 그릇을 주문했다. ‘정태야, 여기 대폿집 아니었냐? 라면도 파나 보지?’ ‘아무튼 잔말 말고 먹어 보고나 싸질러라. 맛이 기가 막히다니깐.’ 얼마 있질 않아서 냉면 그릇 같은 대접에 보기에도 먹음직스런 떡라면이 날라져 왔다. 세 사람은 이열치열의 심정으로 라면을 집었다. 한입, 입안에 넣는 순간, 나와 민석이는 눈을 휘둥그렇게 뜨면서 말문을 열지 않을 수 없었다. ‘야, 씨발, 이거 좇나리 맛있다.’ 또 씨발이다. 민석이는 좋아도 씨발, 안되도 씨발 이었다. 학교 앞의 분식집을 비롯해서 맛있게 한다는 라면집을 다녀 봤어도 이렇게 맛있게 끓여주는 집은 정말 보질 못했었다. 보통 라면 면발 인데도 어떻게 끓였는지 그 쫄깃한 느낌이 상상을 불허 했으니까. 국물은 정말이지 기가 막혔다. 정태의 말에 의하면 그냥 물을 넣고 끓인 것이 아니라 집 주인 아주머니가 우려낸 국물로 하기 때문이란다. 우리 세 사람은 잠시 라면을 먹느라 더위도, 말도 잊고 있었다. 그런데, 아주머니께서 큰 유리컵 3개를 쟁반에 받쳐서 우리 자리로 오셨다. 그리고, 옆 자리의 의자를 끌어다가 앉으시고는… ‘이것도 좀 마시면서 먹지. 채할라.’ 나는 무슨 쉰 냄새가 풍긴다고 느끼면서 컵을 들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막걸리 였다. 사기로 된 큰 컵은 겉으로 보기에 물컵으로만 보였는데, 그 안에 하나 가득 막걸리를 담아 오신 것이었다. 정태가 낼름 고맙다고 하면서 잔을 받아 들더니만 이내 그 막걸리를 들이 켰다. ‘정태야, 너 미쳤냐? 교복입고 술 먹다가 걸리면 어쩔라구? 우리 같은 학생에게 술 팔다가 걸리면 이 집도 쪽박 찬다, 알어?’ 그러자, 옆에 앉아 계시던 아주머니께서 웃으시면서 말을 가로 막았다. ‘손님이 많을 때나, 저녁에는 오히려 내가 못 들어오게 하지. 어련 할려구. 사람도 없는 이런 복날 대낮 이니까 내가 맛만 보라고 내온 거야. 손님들 들어오기 전에 한잔 씩들, 주욱 들이켜. 예전 같으면 장가도 갔을 나인데, 막걸리 한잔에 인생 종치겠어?’ 아주머니께서는 웃으시면서 주방쪽으로 가셨다. 나는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친구들에게 질 수 없다는 호기가 발동해서 라면 국물을 안주 삼아 2,3번에 걸쳐서 막걸리를 들이켰다. 싸한 뒷맛에 시원한 라면 국물과 함께 먹어보는 막걸리는 정말 일품이긴 했다. 정태가 끝내 준다고 하는 이유를 이제사 알 것도 같았다. 식성이 남달리 좋은 민석이는 내가 한컵을 몇 차례에 나누어 마시는 동안 단번에 끝까지 숨도 쉬지 않고 들이켰다. 입을 쓱하니 훔치면서, ‘정태야, 임마, 이렇게 좋은 곳이 있으면 빨랑 데리고 와야지, 왜 여태 혼자만 다녔냐? 어, 씨발. 증말 이지, 맛, 좇나게 좋다.’ 정태는 무얼 쳐먹으면서도 저렇게 입에 걸레를 물고 산다며, 민석이를 보고 웃어대고…우리 세 사람은 한 여름날의 무더위와 아울러 땀을 뻘뻘 흘려가며 후루룩 먹어대는 라면과 더불어 기분 좋게 막걸리에 취하고 있었다. ‘정태야, 근데, 이거 얼마나 하냐? 메뉴판 에도 라면은 없잖아? 바가지 쓰는 거 아냐?’ ‘걱정마. 오늘, 내가 산다.’ ‘걱정 말라니?’ ‘이 새끼는 속고만 살았나? 주인 아주머니가 학교 앞에서 파는 떡라면 값 이외에는 않 받으신 다니깐 두루.’ 나와 민석이는 또 둘이서 마주보며, 혀를 찼다. 이렇게 맛있는 특제라면에 막걸리까지 공짜로 먹었는데, 그 돈만 받는다니, 제정신인가? ‘그러니까 이 형님이 느그들을 이끌고 온거지. 안 글냐?’ 능글 대며, 웃는 정태가 갑자기 우리 둘 에게 의미심장한 미소를 날렸다. 민석이는 눈치를 깠는지, 갑자기 평소와 다르게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물었다. ‘왜?’ ‘가만히 고개만 돌려봐. 저 앞에 보이는 주방 문 있는 곳 말이야.’ 나와 민석이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아주머니가 사라진 주방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조금 열려진 문틈으로 무언가 보이는 것 같았는데, 등을 돌리고 앉은 나로서는 각도가 않 맞았는지 잘 보이질 않았다. ‘와, 씨발, 보인다. 죽인다. 죽여.’ 빙글빙글 웃어대며, 라면을 먹다 말고 입을 헤벌래 벌리고 넋을 놓고 있는 장면이 무엇인지 나도 보고 싶어 졌다. 나는 몸을 틀어서 까지 뒤로 돌려 그 문 쪽을 바라다 보았다. 문 틈으로는 아주머니가 주방 안에 앉아서 더운 여름 날씨 때문인지, 빤쓰가 드러난 위치까지 치마를 걷어 올리고, 부채로 가랑이 사이에 부채질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흡사 보지에서 열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식히려는 것처럼…우리 세 사람은 부채질을 멈추는 것과 동시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라면을 먹었다. 더운 날씨와 뜨거운 라면, 들이킨 막걸리, 게다가 눈 앞을 어지럽히던 아주머니의 허연 종아리가 겹쳐져서 얼굴은 아주 빠르게 상기되어 왔다. ‘국물은 왜 남기냐?’ 먹성 좋은 민석이가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아줌마, 공기밥 하나, 추가요.’ 아주머니는 주방에서 냉큼 공기밥을 퍼내 오신다. 아주머니를 바라보는 민석이와 정태의 시선이 아까의 그 눈초리가 아니었다. 아주머니의 얼굴을 보면서 그 토실한 장딴지와 앙증맞게 쬐끔만 보이던 그 팬티를 연상하고 있는가 보다. ‘정신차려, 이 놈들아! 어서 먹기나 하라니깐!’ 나는 그들을 일깨워 주려고 소리를 버럭 질렀다. 두 놈도 그 서슬에 놀랐던지 눈매에 흐르던 음탕한 기운을 이내 풀어 버리고…거지반 민석이가 라면 국물에 말아 놓은 밥을 먹었을 때 즈음, 누군가 식당 안으로 들어왔다. 그 사람은 체구가 보통이 넘었고, 부리부리한 눈매가 자못 험상궂기까지 했다. 그 사람은 곧바로 주방을 통하는 문을 화들짝 열어 재끼면서 소리쳤다. ‘야, 이 씨부럴 년아, 또 가랭이 까 놓고 그 지랄이여?’ 그 남자는 아주머니의 뺨을 냅다 후려 쳤다. 아마도 주인어른 이신가 보다. 멀리서 듣기에도 쩍 소리가 나는 것으로 보아 입안의 살이 째졌을 것도 같은, 커다란 충격이 예상되는 소리였었다. 우리 셋은 갑자기 얼어붙은 분위기에 그 자리에 더 이상 있을 수가 없었다. 정태는 바지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지갑을 꺼내고 있었는데, 연이어서 주방에서는 사람 패는 소리가 이어져 나왔다. ‘아구구, 나 죽네, 야, 이 개 씹새끼야, 좇 만치도 도와주는 것도 없이 허구 헌날 술 쳐먹고 사람 패는 게 니 직업이냐?’ 아주머니는 바락바락 악다구니를 치며 매를 맞으면서도 대들고 있었다. ‘이런 육시럴 년을 봤나? 않 붙어 먹은 놈들이 없는 개걸레 같은 년이 어따 대고 아가리를 씨부려, 씨부리긴?’ 또다시 척, 소리가 나는 걸 보니 터져도 되게 터지고 있는 모양 이었다. 우리는 가방을 들고 주섬주섬 일어나서 카운터에 돈을 놓고 나갈 심산으로 부시시 일어나면서 주방의 눈치를 살폈다. 그 때, 주방 문이 콰당 열리면서 아주머니가 문 밖으로 널부러 지며, 튕겨 나왔다. 일어 서는데 보니 코피가 터지고, 머리는 산발에, 정말 얼굴을 쑥대밭을 만들어 놓은 것을 보게 되었다. 조용히 장사하면서 살고 있는 아주머니를 저 남편은 무슨 연유로 보자마자 주어 패는 것일까? 나는 슬며시 화가 나기도 했지만 나설 일이 아니었다. 아주머니는 손등으로 피를 닦으면서 우리들에게 그냥 가라고 손짓했다. 정태는 아니라며, 구지 카운터에 돈을 놓고 우리 보고 나가 잔다. 우리도 어영부영 정태의 뒤를 따라서 식당을 나오면서 뒤통수로 들리는 아주머니와 그 남자의 싸우는 소리에 주눅이 들대로 들어 버리고… ‘정태야, 저러다 사람 잡겠다. 와! 씨발, 저거 좀 봐. 머리카락 다 뽑히겠다. 좇 같은 씨방생이, 여자가 때릴 데가 어디 있다고…’ 민석이는 뒤돌아 서서 가던 발걸음도 멈추고 제풀에 흥분해서 난리였다. 그러나, 우리 세 사람은 아무런 제지도 행동도 할 수 없었다. 경찰에 신고하자니 술들을 먹은 관계로 파출소에 들어갈 수도 없었고, 사정을 모르니 아주머니편을 거들 수도 없고, 아직 고등학생의 신분으로서는 다 자란 어른 들의 부부싸움에 끼어들 구섞은 없었다. ‘저 인간, 완전히 개야 개.’ ‘정태, 너는 뭘 좀 아냐?’ ‘아까 그 새끼, 별도 몇 개 달고, 학교에도 들락날락 했다나 봐.’ ‘그럼 전과자?’ 정태의 설명에 의하면 그 아주머니는 남동생 하나를 데리고, 근근히 살아 오다가 그 남자를 만나서 그 식당을 차리게 되었는데, 목구멍이 포도청 인지, 그렇게 뚜드려 맞으면서도 살고 있다는 거였다. ‘동생이 있다며? 아주머니를 보면 동생 나이도 꽤 먹었을 텐데, 좀 말려 보지…’ 남동생은 지금 군에 가 있다고 했고, 민석이는 정태의 소상한 설명에 혹시나 그 아주머니에게 관심 있는 것 아니냐며 웃어 제꼈다. 나는 그 아주머니의 고단한 삶이 피부에 절절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사는게 아닌데…우리는 근처의 가게로 들어가 싸구려 팥빙수를 사먹었다. 술도 깰 겸, 무더위를 피해볼 요량으로 민석이가 제안한 것이었다. 그 이후로 우리는 가끔 그 식당의 떡라면과 막걸리가 그립다는 말을 했었지만, 다시 또, 못 볼 꼴을 볼까 두려워 가자는 말은 차마 꺼내지를 못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나는 대학에 들어가고, 민석이는 시험에서 떨어지자, 군에 지원 입대를 했고, 학원에서 죽 때리던 정태는 재수를 하고 있었다. 대학교에 들어간 후로, 시절은 하수상 하니 돌아가고 있었다. 연일 데모가 끊이질 않았고, 고3 이던 가을, 유고하신 박 대통령의 1026사태 이후, 비상계엄 사령관 이었던 전두환 장군을 규탄하는 데모는 이제 전국적인 분위기로 일파만파로 번지고, 급기야 대학생 총연합회는 서울역에 집결해서 대규모 집회를 한다고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 날은 교통이 두절되고, 시내에는 전경이 속속 길들을 차단하고 있었는데, 나는 집에도 돌아가질 못하고 있었다. 군에 간 민석이가 첫 포상휴가를 나온다는 날 이었고, 나와 재수를 하고 있던 정태는 무슨 일이나 있을 라구 하는 생각에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나기로 되어 있었다. ‘호균아!’ 저 멀리서 머리를 덥수룩하게 기른 정태가 뒷머리를 휘날리며, 카페에 들어섰다. ‘야, 시내가 야단 법석이다. 느그들 대학생 새끼들 땜에, 공부를 못해요, 공부를, 내가…’ 공부하기 싫어하는 핑계를 대학생에게 돌리는 정태. 아직 여전하다. ‘민석이는?’ ‘그게, 오늘 그 새끼 못 나온데, 비상이 걸릴 거래나 뭐래나, 어제 밤에 부대 앞의 가게에 나와서 몰래 전화 했는데, 군대도 말이 아닌가 봐.’ ‘야, 그럼 빨리 들어가자. 오늘 남대문이며, 서울역이며, 난리법석 일거야. 버스 끊어지기 전에 집에나 가자.’ ‘잘 됐지 뭐. 데모에 손들고 나가지만 않으면 됐지, 나 같은 재수생 붙잡아다가 뭐에 써먹을 라고, 그리고, 이 참에 땡땡이나 치고 술이나 먹지. 우리 오랜만에 만났는데 그 목로주점에나 가 볼까?’ 목로주점,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 이었다. 고3때 갔던 그 라면집을 갔다 온 후, 우리는 그아주머니의 식당을 그렇게 불렀었다. 나외 정태는 민석이는 없었지만 학창시절의 추억도 있던 그 곳에 가기로 했다. 그 곳으로 가는 도중에 몇 번씩이나 전경의 검문검색으로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별 문제는 없이 집으로 빨리 귀가하라는 주의 사항만을 들었다. 멀리서 그 가게의 모습이 보이면서 우리 둘은 또다시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식당은 예전처럼 손님이 아무도 없이 아주머니 혼자서 식당을 지키고 계셨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ㅅ…아니 이게 누구야? 머리가 길어서 몰라 봤네, 혹시 정태 학생 아냐?’ 아주머니는 기억력이 비상하셨다. 이제는 졸업을 하고 그 당시 유행을 따라 길게 장발로 머리를 기른 우리 두 사람 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단번에 알아 보시는 것이었다. 우리는 예전에 앉았던 자리에 아주머니와 같이 앉았다. 정태는 묻지도 않았는데, 자신은 재수를 하고 있고, 나는 대학생 인거며, 민석이는 군에 있다는 신변잡기를 주절주절 늘어 놓았다. 아주머니께서는 세월도 참 빠르네 하면서 무얼 먹을 거냐고 물으셨다. 우리는 주저 없이 라면에 막걸리라고 웃으며, 대답하고… 아주머니께서도 빙긋이 미소 지으시면서 주방으로 들어 가셨다. 식당은 예전과 다름 없이 구저분 했고, 때가 잔뜩 낀 선풍기도 구섞에 버티고 서서 제 몫을 여전히 하고 있었다. 데모에 대한 소식 때문인지 식당은 파리를 날리고 있었고, 길거리에도 지나가는 사람이 뜸했다. 곧 이어 아주머니께서는 쟁반에 그 떡라면과 이제는 성인이 되었음을 의식 하셔서 인지 아예 막걸리 통을 들고 나오셨다. ‘맛이 예전 같을런지 몰라.’ 우리는 서로가 동시에 라면을 집어 들었다. 입안에서 감도는 그 국물과 쫄깃한 면발, 예전의 그 맛 그대로 였다. 우리 둘은 입안에 국수가락을 잔뜩 넣은 채로 동시에 엄지 손가락을 펴 보였다. 아주머니도 환하게 웃으시면서 우리 옆 자리에 앉으시고는 황송하게도 라면을 먹기에 정신이 없는 우리에게 막걸리를 손수 따라주셨다. 예전과 다름이 없는 라면 국물도 국물이려니와 오랜만에 들이켜 보는 막걸리도 일품이었다. 조금 다른 것은 막걸리가 조금 독해진 듯한 것이었다. ‘조금 독하지? 우리 손님들은 아예 막걸리에 소주를 1대1로 섞어서 잘 드시거던. 그래서 그냥 내어왔어. 이제는 마음 놓고 술 먹을 나이도 됐지?’ 그러시면서 아주머니도 가지고 오신 다른 잔에 안주도 없이 막걸리를 따라서 한잔 시원하게 들이키셨다. 꿀꺽꿀꺽 하면서 막걸리를 넘기시는 아주머니의 하얀 목살은 보기에도 좋았다. ‘아저씨는…계세요?’ 정태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 인간….얘기하자면 길지…술 맛 배려…. 그냥 먹기나 해.’ 아주머니 께서는 그 말과 함께 주방으로 들어 가셨다. 그리고 얼마 있질 않아서 삶은 편육을 한 가득 접시에 담아서 내오셨다. ‘오늘 손님도 없고, 그러니 일찍 문 닫고 나도 술이나 한잔 해야 겠네.’ 라며, 아주머니는 가게의 문을 닫으시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임시휴업 이라는 손으로 쓴 종이를 밖에 내다 걸고는 드르륵 미닫이 문을 닫아 걸고는 자리에 앉으셨다. 싸구려 간유리로 해 넣은 식당 문은 닫고 나니 바깥에서도 안에서도 전혀 보이질 않았다. ‘그래, 학교 생활은 재미있어?’ 아주머니께서 물으셨다. ‘데모들 하느라 수업도 제대로 받은 게 몇 번인가 싶어요. 오늘도 대규모 집회가 있다고 서울역 앞에 집결하는 모양이던데…’ 나는 대학생이면서도 남의 일처럼 얘기하고 있었고, 아주머니는 군대에 간 민석이 걱정도 잊지 않으셨다. ‘동생 분은 제대하지 않으셨어요?’ 아주머니께서는 정태의 질문에 고개만 끄덕일 뿐, 그냥 묵묵히 막걸리를 들이켰다. 우리 둘은 그에 관해서는 묻지 말아야 할 것 같다고 동시에 느끼고 있었고, 세 사람은 편육을 안주 삼아 차가운 막걸리를 정신 없이 마셨다. 시간도 잊어가고, 저녁 시간에 TV화면을 계속해서 채우고 있는 서울역 앞의 격렬한 시위장면도 우리에게는 별다른 감흥을 주고 있질 못했다. 정태는 술을 과하게 먹었는가 싶었다. 저녁 8시가 되기도 전에 횡설수설 하더니 드럼통 탁자에 엎드려서는 바닥에 아까 낮에 먹었던 라면가락을 막걸리와 함께 온통 토해 놓고는 필름을 끊었다. 나는 가게의 뒤쪽에 연결되어 있는 작은 살림집의 골방에 정태를 눕히고는 집에 전화를 걸었다. 어머님께 정태를 오랜만에 만나 술을 먹었는데 정신을 못 차려서 깰 때까지 기다렸다가 가겠다는 말을 했다. 부모님께서는 데모 때문은 아니냐고 다시 물으시면서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가는 것 같으니 데모는 절대 끼어 들지 말고, 정태가 정신이 드는대로 집으로 오라고 하신다. 정태를 눕히고, 나와 아주머니는 자리도 불편하고 해서 카운터 뒷방으로 술자리를 옮겼다. 정태가 깰 수도 있기에 살림집으로 이어지는 쪽문은 열어둔 채로… ‘정태는 술이 약한가 보네. 나도 어지간히 먹었어.’ ‘아주머니 담배 좀 피울께요.’ ‘나도 한대 줘. 마침 사 놓은 담배가 보루로 밖에 없어. 뜯기도 뭐하고…’ 나와 아주머니는 작은 방 안에서 담배를 피웠다. 입안은 편육의 기름진 느낌과 막걸리의 트림이 가득 차 있었기에 오랫동안 참고 있었던 담배 맛은 담백하기 그지 없었다. ‘아저씨께서 오시면 어떻 하죠? 이렇게 방안에 들어와 있으면…’ 나는 겁도 나고, 그때의 일이 생각나서 아주머니에게 물었다. ‘걱정 안 해도 돼. 그 인간 지금은 없어.’ 아주머니는 천천히 연기를 허공으로 내 뿜으면서 얘기를 계속하셨다. ‘정말 살기가 힘들었었지. 동생 하나를 데리고 여자 혼자의 힘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말이야. 균이는 부모 잘 만나서 대학도 다니지만 나는 엄두도 낼 수 없었지. 동생도 겨우 상고만 졸업 시켰으니까. 지금 동생은 빵에 있어.’ ‘빵 이라뇨? 그럼 감옥에?’ ‘응, 제대하고 돌아와서 내 사는 꼴을 보고 분에 격해서 그 눔을 칼로 찔렀지 뭐야. 힘들지만 아끼며 키웠던 내 동생인데…’ 아주머니는 목이 메었다. ‘그래서 아저씨는요?’ ‘술에 취해 나를 흠씬 두들겨 패고 잠에 골아 떨어진 놈을 동생이 배때기를 수도 없이 찔러서 내가 말릴 수도 없이 그 자리에서 그만 죽어 버렸지. 몹쓸 사람 같으니라구…’ 아주머니는 동생이 자진해서 자수를 하고, 형을 선고 받은 후에도 이 장사를 그만 둘 수 없었다고 했다. 동생의 뒷바라지며, 재판으로 인해 생긴 빚 때문에… ‘석현이는 내 하나 밖에 없는 혈육이야. 언제나 다 자랄 때까지 내가 내 품에 안고서 잠을 재웠는데….내 젖을 만지지 않고는 잠이 들지 못하는 아인데…어떻게 지내는지 몰라.’ ‘아저씨와 사이가 좋지 않았나요?’ ‘질투였겠지, 뭐. 석현이는 항상 나를 따르고 나도 석현이를 아껴서 그게 뵈기 싫었던 거구….’ 말을 멈춘 아주머니의 눈빛이 흔들렸다. 아마도 술이 많이 취하셨는가 보다. ‘균이를 보니까 우리 석현이 생각이 나. 내 몸을 끔찍이나 아꼈었는데…균이는 아마 이해 못할 거야. 이 세상에 의지할 곳은 나밖에 없는 그 애가 나에게 어떤 존재 였는지…’ 아주머니는 초라해 보이는 경대 서랍 구섞 에서 비닐봉지에 싼 사진 뭉치를 꺼냈다. 그리고는 그것을 열어서 방바닥 가득히 쏟아 부었다. 그 안에는 동생과 아주머니의 가난했지만 즐거웠던 기억들이 잔잔히 담겨 있었고…나는 그 안에서 한 장의 흑백 사진이 눈에 띄었다. 사진을 갈갈이 찢은 것을 테이프로 하나하나 조각을 맞추어 붙여놓은 사진. 그것은 이불 위에 나체로 누워서 부끄러운 듯이 몸을 팔로 가리고 있는 아주머니와 벌거벗은 동생의 모습이었다. 아마도 자동셔터로 찍은 것 같았다. 내가 사진을 집어 들자, ‘내 그럴 줄 알았어. 그 사진을 버렸어야 했는데…우리 석현이가 상고를 졸업하고 사진관에서 일했거든. 아주 사진을 잘 찍어. 안 찍겠다는 나를 구지 그렇게 벗겨놓고 찍었지…’ 나는 그 한 장의 사진에서 많은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남매간 이면서도 살을 섞었던 연인 사이였던 것을…아저씨도 그 사실을 알고는 욕지거리 중에 온갖 놈과 붙어먹었다는 말을 했을 것으로 짐작 되었다. ‘사진을 봐서 알겠지만…그래… 난 석현이와 거의 살을 섞고 살고 있었어. 엄마 같이, 누이 같이, 때로는 연인처럼… 어렸을 때는 몰랐는데, 언젠가 부터 훌쩍 커버려서 내 젖을 붙들고 자기만 하던 그 애가 내 젖을 빨아대기 시작하고 부터니까…’ 나는 아주머니의 입을 통해 동생과의 관계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다.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근친상간이 이 남매에게는 숙명처럼 느껴졌었던가 보다. 그래도 누나로써 죄책감과 아울러 책임감을 느꼈던 터였는지, 전과자 이면서 돈은 많은 흉폭한 그 아저씨를 만나 식당을 차리게 되었는데, 아주머니는 결혼하면서 동생과의 관계가 스스로 끊어질 것으로 예상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머니의 오산 이었다. 아저씨가 틈을 비울 때마다 동생은 그 짬을 내서 아주머니와 주방이고, 화장실이고 간에 거침없이 좇뿌리를 들이댔고, 아주머니도 그것을 어쩌지는 못했다고 했다. 그것이 불쌍하게 누나만을 보면서 자라 온 동생에 대한 유일한 위로라고 생각했었고…그러던 차에 전과자의 삶을 접고 조용히 살아가던 아저씨를 뒤흔든 것이 바로 문제의 그 사진 이었단다. 그 사진을 우연히 발견한 이후로 아저씨는 매일 술에 취해 아주머니를 폭행하기 시작했고, 더는 견디기 힘들어 큰 일이 나기 전에 동생을 피신 시켜야 하겠다는 생각에 군대에 보냈다는 것이었다. 아주머니는 술이 많이 취했음에도 거푸 막걸리를 따라 마셨다. 내가 말리는 것도 아랑곳 하질 않으시고 계속해서 술을 들이켰다. ‘덥다. 방안이 덥지?’ 아주머니는 윗도리를 훌쩍 벗어 재꼈다. 술김이었는지 몰라도 나는 아주머니가 얇은 니트를 목 위로 훌렁 벗어 재끼는 것에도 놀라질 않고 있었고….눈 앞에는 고3 여름날, 주방의 문틈으로 훔쳐보던 눈부시게 하얀 아주머니의 속살과 함께 덩그러니 브레지어에 감싸인 유방이 드러났다. 아주머니는 취한 눈으로 젖무덤을 내려다 보더니 훌렁 브레지어를 위로 재껴 버렸다. ‘우리 석현이가 좋아했는데, 항상 이쁘다 면서 빨아주곤 했었는데, 균이 학생, 어때?’ 아주머니는 두 손으로 젖 무덤을 들고는 젖꼭지가 나에게 보이도록 들어 보였다. ‘균이 학생이 대신 좀 빨아 줄래?’ 게슴츠레 감겨오는 눈매로 아주머니가 나를 유혹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슬그머니 아주머니 곁으로 다가가 앉고…고개를 내밀어 아주머니의 적포도주 빛 유두를 지그시 물었다. ‘젖도 좀 만져 봐.’ 나는 손이 더럽다는 것도 잊은 채, 편육을 집어먹던 기름진 손가락으로 아주머니의 몽실한 젖 무덤을 말아 쥐었다. 말캉한 젖의 살결에서, 나는 아주머니의 나이를 느낄 수 있었다. 아주머니의 살에서는 찐득한 땀냄새가 풍겨 나왔지만 나는 맡을 수조차 없었다. 두 젖을 번갈아 가면서 쪽쪽 빨아대자, 아주머니는 그 사이, 입고있던 풍성한 그 치마를 훌렁 벗어 내렸다. 보기에도 앙증맞은 팬티가 내려다 보이고, 나는 오줌이 지려 앞이 조금 노랗게 변한 팬티를 보면서도 손이 그 곳으로 뻗어졌다. 아주머니는 젖을 빨고 있는 것에 정신이 없는 나의 윗도리를 벗겨내고…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발가숭이가 되었다. 바닥은 이불도 없고, 얇은 담요 한 장만이 깔려 있는데 아주머니는 사진이 깔려있는 방바닥에 등이 배기지도 않은지, 아무렇게나 누워서는 가랑이를 나를 향해 쩌억 벌려 온다. 정말이지 눈이 부실 정도로 허연 속살에 나는 혀를 내둘렀다. 넓적다리 보지근처의 검은 점이 눈에 와서 꽂혔지만 나는 그것보다도 나의 눈 앞에 만장으로 벌려져 있는 보지 살에 정신을 빼앗기고 있었다. 나는 엎드려서 두 다리를 팔로 재치면서 보지에 얼굴을 들이 밀었다. 코 끝을 쌔하게 스쳐오는 지린내와 보지 쉰내. 그것은 암캐의 냄새였다. 혓바닥에는 눈도 코도 없다. 바로 이럴 때를 위한 하늘의 섭리였던가? 코는 술기운으로 마비되어 있었고, 눈도 코도 없는 내 혓바닥은 아주머니의 보지 살을 천천히 쓸면서 그 집질한 씹물 마저도 감사히 받아 목구멍으로 넘겨 대주고 있었다. ‘우리 애기… 그래… 오랜만에 맘 껏 빨아 봐.’ 술에 취한 아주머니는 자신의 보지를 빨고 있는 자가 동생인지 나인지 분간조차 못하는가 싶었다. 나는 보지를 빨다 말고 누운 채로 눈을 감고, 웃음 짓고 있는 아주머니의 얼굴로 몸을 옮겼다. 그리고, 우악스럽게 아주머니의 턱을 쥐고는 입가로 좇을 들이 밀었고…아주머니는 눈을 쬐끔 뜨는 가 싶더니 바로 내 좇을 덥썩 물어 재끼며 눈을 감아 버렸다. 한꺼번에 품어대고, 이빨로 약간 물기까지 해서 나는 아야 하는 비명을 내질렀다. 그러나, 술기운 때문인지 아주머니는 내 좇을 빨다 말고 구역질을 하면서 먹었던 편육 찌끄래기와 막걸리를 방안에 모두 토해 놓았다. 그러나, 불이 붙은 두 사람에게는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나는 다시 아주머니의 보지쪽으로 몸을 움직여 오므려져 있던 두 다리를 열었다. 보지는 이제 그 안의 씹 살들과 주름마저도 훤히 보일 정도로 흥분한 채, 벌려져 있었고, 나는 내 좇을 가늠할 겨를도 없이 푸욱 하고 박아 넣어 버렸다. 나의 마음 속에는 정태도, 민석이도 가슴속에서나 품어 보았을 음탕한 심리를 넘어서 행위까지도 늠름하게 해버리고 있는, 나 자신만의 독점에서 오는 승리감으로 도취되어 있었다. 미끄덩 거리는 아주머니의 보지는 약간 헐렁한 듯한 것이 동생과의 오랜 근친으로 길이 들었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아저씨의 심정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렇게 헐렁해진 보지는 동생도 좇대가리로 보이는 이 여자의 죄 값 이라는 생각에 머물고…나는 아주머니를 아저씨처럼 손으로 패는 것이 아니라 화냥년을 때려죽일 것 같은 심정으로 좇을 질러대고 있었다. 이른바 나도 아주머니와 붙어먹는 잡놈이 되어가고 있었고…잡놈은 그 역할에 충실하고 있었다. 그저 좇을 쑤셔대고, 젖퉁이를 터질 듯이 쥐어짜고, 입에서는 씨발년, 쌍년, 걸레 같은 년, 소리가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그런 상황, 욕지기는 이제 내 입에서 술술 흘러 나왔다. 민석이가 들었으면 세상이 개벽했다고 할 만큼 나는 아주머니를 대하면서 쌍욕이 마구 터져 나왔다. ‘좇나게 씨벌떡 대는 걸 보니, 엄청 꼴렸구만. 그래, 동생이랑 씹질 할 때도 이렇게 좋았냐? 그래 오냐, 내가 오늘 끝장을 내 주지. 어이구 씨발, 이제는 좇발 나게 쪼여오네. 이런 개걸레 같은 씨방생이…’ 서로가 분명한 나이 차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주머니에게 쌍욕 과 야자를 내지르면서 쉴 새 없이 좇을 박아댔다. 아주머니는 술에 취해 정신이 없으면서도 두 다리로 내 허리를 감아 쥐고 놓을 줄 몰랐고, 두 팔은 허공으로 아무렇게나 내지르면서 비명 같은 쾌락의 신음을 방안 가득히 토해놓고 있었다. 나는 아주머니의 보지에 동생이 집착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헐렁한 듯한 아주머니의 보지는 처음과 사뭇 다르게 고무줄로 몸?바지 조이듯이 나의 젊디 젊은 좇 대가리를 사정없이 압박해오는 것이었다. 사정을 하지도 않았는데 아주머니의 씹에서는 허연 씹물이 내 털을 축축하게 덮을 정도로 터져 나오듯이 뿜어져 나오고… ‘그래, 나 잡년이여, 씨발년 이여, 박다가 뒤지게 어서 쑤셔, 쑤셔, 이 씹새끼야…이 씨발놈아. 어디 갔다 이제 와, 엉?……악악악, 으헝, 으헝….윽윽’ 아주머니는 고개를 떨구고는 죽은 듯이 이내 자지러 졌고, 나는 그 쪼여대는 보지 속으로 후련한 사정의 뒤풀이를 맛보았다. 술이 다 깨는 것 같았다. 나는 그제서야 방안에 가득 차 있는 구토물의 썩은 내를 맡을 수 있었다. 숨을 몰아 쉬기에도 역겨운…나는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는 주방에 나가서 수건과 휴지 뭉태기를 찾아 들고 들어와 방안을 치우기 시작했다. 아주머니의 얼굴과 머리 결에 온통 덕지덕지 묻은 음식찌꺼기를 닦아내고, 방안을 거지반 치우는 데에도 근 한시간이 넘게 걸렸다. 나는 시체처럼 누워있는 아주머니의 몸에 옷을 껴 입혔다. 팬티를 입히기 전에 나는 뭉글뭉글 삐져 나오는 내 정액을 훔쳐낸 후에 휴지를 몇 겹을 접어 보지 안쪽에 대고는 입혔다. 그리고, 담요를 덮어주고 방안을 어지럽히고 있는 사진을 치우며, 비닐 봉지에 한장 한장, 구토물 찌꺼기를 닦아내면서 집어넣었다. 마지막으로 나는 그 낡은 사진을 한번 더 살펴봤다. 벌거벗고 사진기를 향해 웃고 있는 남매의 행복한 나신과 감추어진 세월들. 그 행복했던 시간들이 다시 돌아와 주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식당을 나서기 전에 나는 정태가 자고 있는 방안을 한번 살펴 보았다. 아직까지 세상 모르고 자고 있는 놈. 아마도 내일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나는 닫혀 있는 가게 문으로 나갈 수 없어서 뒤로 연결된 살림집의 대문을 열고 밤이 이슥해진 골목으로 나올 수 있었다. 나는 목로주점을 뒤로 하면서 담배를 한대 피워 물고는 돌아서서 아주머니에게 용서를 빌었다. ‘아주머니, 진심으로……..죄송했어요.…행복하세요….’ 버스가 끊어지고, 시내는 매퀘한 최루탄 냄새로 눈을 뜰 수조차 없었고…그 때문인지 내 눈에서는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황량한 길거리 한가운데에서 나는 어디로 갈지 갈피도 잡지 못한 채, 멍하니 한참을 서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