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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녀 남편,그리고 그들 - 7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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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그리고 그들 - 7부

남편,그리고 그들 남편,그리고 그들7. 베르톨토 브레히트 강릉으로 가는 것을 멈추고 타이 마사지 事?건너편에 있는 커피숍에 들어가 아이스 커피를 주문했다. 그러나 커피 속의 얼음 조각들이 모두 녹아내릴 동안, 한모금도 입에 대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 일주일 동안 내게 벌어진 모든 일들을 되짚어 보기 시작했다. 남편과 남회장과 박이사 모든 사람들의 말과 행동이 미심쩍어 보였지만, 한편으로는 모든 일들이 완벽해 보이기도 했다. 방금 전 박이사와 남회장 사무실의 여직원의 문제만 해도 그랬다. 처음 목격의 순간에는 분명히 내게 새로운 각성과 의심의 자세를 요구하고 있었지만, 속 시원히 추론되지 않는 시간이 계속되자, 남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박이사 역시, 그와 비슷한 상황에서 여직원과의 데이트를 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박이사와 여직원이 그렇고 그런 관계라 하더라도, 그저 박이사의 나에 대한 진실성을 의심하고, 실망하면 그만이었다. 오히려 그것을 핑계 삼아 그와의 관계를 청산해버리는 계기가 된다면 고민거리 하나가 쉽게 해결될 수도 있을 것이었다. 오래된 연인들처럼 다정하게 걸어 나와서는, 이제 막 불륜의 불꽃을 태우기 시작한 사람들처럼 낯 뜨거운 스킨쉽을 하며 차를 출발시켰어도, 생각하기에 따라서 별거 아닌 문제가 아닐 수 있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박이사와 여직원이 어떤 관계이든 내게는 한 마디 말도 없이 밀회를 즐겨왔다는 것이었고, 그것은 박이사에게 뿐만 아니라, 남편과 남회장 모두로부터 기만당하고 농락당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피해의식으로 번져버렸다는 것이었다. 때때로 여자의 직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과 판단보다 얼마나 더 빠르고 정확하게 사건의 본질로 접근하게 만들던가! 남회장에게 능욕을 당했던 두 번 모두, 어찌됐었건 남편이 내 눈앞에 있었다. 그리고 남회장에게 능욕을 당했던 두 번 모두, 남편에게는 그 어떤 책임도 물을 수 없는 절묘한 환경이 주어져 있었다. 실수는 한 번으로 족하다고 했던 남편의 말이 맴돌았다. 침대 위에서 불룩 솟아있던 그의 발기된 성기의 모습이 눈앞에서 어른거렸다. [분명히 남편이 전혀 모르지는 않아!] 사람이란 동물이 그렇다. 모르고 당하면 상처만 남지만, 알면서 당하면 거기에 상심이 더해진다. 마음이 다치고 꿈과 미래까지 다 망가져버릴 정도로 누군가에 버림을 받고 농락을 당한다는 것이 얼마나 끔직한 지, 나는 결혼 전 낙태의 경험에서 잘 알고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한 첫 직장에서 과장 직급의 한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져들었었다. 그는 미국에서 MBA를 취득한 후 입사해서 회사 내에서도 전도가 양양했던 사람이었다. 그런 그에게 1년여 동안 몸과 마음을 다 주었지만, 그는 나를 한낱 성적 유희의 대상으로 밖에 여기지 않았었다. 그에게는 나와 관계를 맺을 무렵부터 결혼을 염두에 두고 만나온 회사 중역의 여식이 있었고, 뒤늦게 그것을 알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와의 교제를 그만두지를 못하고 있었다. 그에게 정액받이로 전락이 된다한들 그의 사람으로 남고 싶을 만큼 사랑했지만, 임신 사실을 알리자마자 그에게 차갑게 냉소를 받으며 버림을 받았었다. 당신의 아이를 가졌다고 하면 그의 사랑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은 한 순간에 산산 조각이 나버렸고, 죽음의 문턱을 수시로 넘나들던 고통의 시간이 찾아왔었다. 임신한 상태에서 50kg 전후의 체중은 40kg초반까지 줄어들었고, 걷는 것조차 힘겨워지던 무렵, 당시 대학 4학년 졸업반에 있던 어느 남자 선배의 손을 잡고 병원을 찾아 아이를 지워야했다. 그 기억은 지울 수 없는 흉터로 남아 오늘날까지도 불쑥 불쑥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안겨주고 있었다. 그때 내 손을 잡아주었던 대학 선배이자 멘토가 되기를 자청했던 남자는, 사실 그가 얼마나 나를 마음에 두고 있는지조차 가늠이 안될 만큼 나를 좋아했었다. 그런 그에게 임신한 상태에서 버림받은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 얼마나 잔인한 것인지를 모르지는 않았으나, 어느 누구도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최후의 순간에는 그에게 손을 내밀고 말았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선배는 MBA 출신에게 혼인빙자 간음으로 고소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아 3천만원을 위자료로 받아 내게 주기도 했었다. 내 결혼식 날 마지막으로 보았던 선배의 이름은 윤 기현! 지도 교수님 추천으로 정보기관 같은 곳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그러고 보니 그는 어쩌면 세월이 흘러가도 언제나 내 편이 되어줄 이 세상의 유일한 사람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끝내 강릉으로 출발하지 못했다. 밤 9시가 되어서야 30여 분 거리에 있는 서해안 팬션에 방을 얻어 들어갔다. 강릉집에 전화를 걸어 알리바이를 만들어 놓지도 않았다. 만약 남편이 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잘 도착했는지를 물어본다면,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지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그런 상황이 된다면 나도 더 이상 남회장의 문제를 감추지 않고 들춰내리라 마음 먹었다. 그만큼 남편에 대한 의심은 폭풍 전야의 밤바다처럼 고요하게 마음 속을 채워가고 있었고, 내 마음에는 의심의 날이 서슬 퍼렇게 서 있었다. 쉽게 잠이 오질 않았다. 이런저런 생각에 눈조차 감기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박이사의 말 중에 우리집과 관련한 근저당에 대한 얘기가 생각났다. 컴퓨터를 켜고 대법원 사이트에 접속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박이사의 모든 말을 확인해보고 싶어졌다. 경리직원의 횡령이나 어음 관계 등은 당장 확인할 수 없을 것이나, 우리집의 부동산 등기 현황은 인터넷으로 간단히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생전 처음 떼어보는 등기부등본이라 약간의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휴대폰으로 몇 백원의 소액 결제를 하자 컴퓨터 화면에 우리집의 주소의 등기부등본이 떴다. 갑구의 페이지를 넘기자 을구의 페이지가 나왔고, 맨 마지막 칸에 한달 전쯤 채권자 남경식, 채무자 정지석 채권최고액 12억원 그리고 그 밑에 공동담보 목록의 번호가 눈에 들어왔다 박이사의 말대로 우리집은 물론 공동담보 목록의 번호가 있는 것으로 보아 박이사의 집까지 근저당권이 설정된 게 맞았다. 갑자기 맥이 풀려버렸다. 하루 종일 의심의 소용돌이 속에서 혼란스러워하던 일들이 부질없어지기 시작했다. [뭐야! 박이사의 말이 사실이었잖아!] 박이사와 여직원의 관계에 대해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했다는 생각이 들어 뻘줌해지던 그때, 바로 윗칸에 빨간줄이 그어진 과거의 등기 내역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3년 전 근저당 내역이 표시된 등기 현황이었는데, 거기에도 지금의 등기 현황과 마찬가지로 채권자는 남경식이었고, 채무자는 남편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는 것이었다. 눈을 씻고 두 번 세 번 살펴보았지만, 채권최고액의 금액이 다르고 공동담보의 내역만 없다 뿐이지 채권자와 채무자의 성명은 동일했다.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남편의 말이 스테레오 음향이 되어 머리 속을 쳐들어왔다. “실수는 한 번으로 족합니다. 두 번 다시는....” 3년 전 가을 남편은 전처와 헤어졌다고 했다. 그런데 남회장의 근저당이 잡혀있던 날짜는 지금처럼 7월이었다. 전처와 이혼했던 이유가 남회장과 관련되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손가락 하나 까닥할 수 없을 만큼 뇌 세포 하나 하나가 마비되어 버린 것 같았다. 그리고 3년 전이라는 그 시점은 박이사의 아내가 불구가 되었다던 그때가 아닌가? [3년 전, 남편과 그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도저히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았던 시간도 동이 틀 무렵에는 반수면 상태로 눈을 감는 것을 허락해 주었다. 남편과 남회장과 박이사 사이에서 허우적거리는 내 모습이 꿈속으로까지 이어져왔다. [남회장은 나로 인해 변태 성욕을 채웠으며....] [박이사는 그의 집을 경매의 위기에서 구해냈으며....] [남편은 회사의 부도 위기를 넘겼어!] [남편과 그들 모두 저마다의 결과물을 얻어냈지만, 나는? ] [나는 도대체 무엇을 얻었지? ] [서른 한 살에 느껴본 오르가즘? 그것도 온갖 수치심을 느껴가며, 때로는 죄책감을 느껴가며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유린당한 오르가즘?] 10시가 넘어서 겨우 눈을 떴다. 남편의 전화가 부재중으로 남겨있었지만, 엄마한테서 전화가 없는 걸로 봐서, 남편이 강릉 집으로는 직접 전화를 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목요일 오전인데다가 아직 본격적인 휴가철 전이라 서해 바닷가는 한적했다. 바닷가에 한참동안 앉아서 어젯밤 등기부등본의 3년 전 등기 상황을 추측해 보았지만, 쉽게 윤곽이 잡히질 않았다. 답답한 시간이 계속되던 중에 더 이상 나 혼자만으로는 그 어떤 결론도 내릴 수 없는 문제라는 생각에 도달했다. 막연하게나마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2년 만에 기현이 선배에게 전화를 했다. 딱히 무엇을 알아봐 달라고 할 것도 없었고, 선배를 만나 남회장이니 박이사의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을 꺼낼 수도 없을 것이었지만, 나는 낙태를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마지막에는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고 있었다. “2년 가까이 됐네! 결혼 생활은 좋아?” “.... 선배는 하나도 안 변하셨어요. 아직 결혼 안 했죠?” “응! 아직....” 세월이 흐른 뒤에 만나도 며칠 전에 만났던 것처럼 마음의 고향 같은 사람이 있다면 바로 기현이 선배와 같은 존재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결혼식장에서 멀끄러미 쳐다보던 그의 모습이 마지막이었으니까 벌써 2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그는 여전히 학교 다닐 때 나를 아껴주고 마음 깊이 사랑해주던 눈빛 그대로였다. 막상 기현이 선배를 만나기는 했으나, 내게 벌어진 참혹한 일들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꺼내지 못했다. 행복한 모습은 아니더라도 참혹한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었다. 그저 그를 만나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는 것에 만족하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 지나가는 말로 남편 회사의 돈을 횡령한 경리직원의 일에 대해서만 얘기를 꺼냈다. “방콕으로 도망갔다고?” 기현이 선배의 눈빛이 어딘지 모르게 빛나고 있었다. “흠~, 은정아, 나 그동안 방콕에서 근무했던 거 모르지? 돌아온 지 한 달도 안됐어!” “어머! 몰랐어요. 그랬구나!” 그의 안부조차 챙기지 못한 채, 남편 회사의 횡령 문제를 꺼내든 나에 대해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 겸연쩍어졌다. “당연히 몰라야지. 비밀 업무로 갔는데 가정 주부도 아는 거라면 비밀이 아니지! 하하하!” 내 얼굴 표정이 너무 당황스러워 보였는지 선배가 먼저 너스레를 떨며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어주었다. 그는 그렇게 항상 내 마음을 먼저 살펴주는 그런 사람이었다. 방콕에 숨어사는 한국 사람을 찾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다. 다만, 한국 경찰에서 인터폴로 수배 요청을 한다면 출입국 시에 잡을 수는 있을 테지만, 만약 위명여권을 만들어 다닌다면 그나마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사실 경리 직원을 잡아내는 문제는 내게 중요한 사안은 아니었다. 과연 회사에서 20억원이라는 큰 돈이 횡령된 사건이 있었는지를 알아보는 게 중요했다. 왜냐하면 내가 남회장에게 몸을 던지게 만든 이유가 횡령 사건으로 인해 회사에 자금이 없어졌기 때문이었는데, 남편의 회사에 과연 그런 일이 있었는지조차 나는 확인한 바가 없기 때문이었다. 어젯밤 이후, 횡령 사건은 나를 남회장에게 가게끔 만들기 위해 지어낸 것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현이 선배에게 정작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말조차 꺼내지 못한 채 자리를 일어섰다. 남편 회사에 횡령 사건이 있었는지 알아볼 방법이 없겠냐고 말을 꺼내는 순간, 나와 남편에 사이에 안 좋은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 될 것이고, 그것은 곧 지난 일주일 간의 일들에 대한 고백이 전제되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선배의 배웅을 받으며 시동을 걸어 차를 출발시켰지만, 그 순간부터 아무 말도 못꺼낸 채. 헤어져야하는 내 자신이 한심스러워졌다. 차로로 합류하기 전에 차의 방향을 틀어 이면 도로로 들어섰다. 앞으로 어찌해야할지 고민할 시간이 필요했지만, 무엇보다 당장 어디로 갈 곳도 마땅치 않았던 게 차로로 나서지 못하게 만들었다. 주택가로 이어지는 이면도로의 노상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핸들 위로 머리를 숙였다. 왜 말도 못 꺼낸거야 라며 중얼거리고 있는데, 윈도우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기현이 선배였다. “여기는 막다른 길인데.... 큰 길로 안가고 여기로 들어 가길래 ?아 와봤어. 어....은정아! ..... 낮술 한 잔 할래?” 얼마나 많은 술병을 비웠는지 몰랐다. 대낮부터 술잔을 들이키는 가정주부에게 무슨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 못할 사람은 없을 것이었다. 하지만 선배는 내가 먼저 입을 열기 전까지 묵묵히 기다려주며 술잔을 부딪혀왔다. 내게 이런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행복하고 감격스러웠다. 그리고 나는 내 마음 속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어 기현이 선배에게 지난 일주일 동안의 일들에 대해 털어놓았다. 선배와의 술자리를 했던 날, 나는 너무 취해 인사불성의 상태에 빠졌다. 필름이 끊겼다는 남자들의 말을 처음으로 실감했던 그날, 나는 선배 오피스텔의 침대에서 다음날까지 정신없이 잠을 잤고 말았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힘내라는 쪽지만 남겨 놓은 채 선배는 출근을 하고 없었다. 그날 나는 집으로 돌아왔고, 평소와 다름없는 금요일 밤을 남편과 보냈다. 이틀이라는 시간은 보다 확실한 사실 관계를 알 수 있을 때까지, 남편은 물론 남회장과 박이사 모두에게 내색하지 않을 수 있는 냉정한 이성을 유지시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남편을 위해 밥을 지었고, 남회장의 호출 전화에는 질염이 생겨 산부인과 치료를 받아야한다는 말로 자연스럽게 대응하고 있었다. 물론 박이사의 전화도 피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박이사 아내의 안부를 묻기도 했다. 그렇게 주말의 시간이 흘렀고 월요일 오후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기현의 선배의 전화를 받았다. “은정아! 뭔가 냄새가 난다. 내가 너희 동네 쪽으로 갈게. 좀 보자!” 며칠 전 술자리에서 선배는 나와 관련된 사람들의 인적 사항을 물어왔을 때, 그저 그들의 이름과 회사 이름을 알려줬을 뿐인데, 직장명과 이름만으로 4대보험 자료를 찾아 인적사항을 파악한 후, 한 사람의 일생을 모조리 쓸어왔다는 선배의 능력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선배는 한 사람 한사람의 프로파일을 작성해 와서는 일순간에 충격의 도가니로 밀어 넣을 정도의 엄청난 사실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 남회장과 박이사는 아버지는 달랐지만 생모가 같은 이부(異父) 형제였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박이사로부터 시작된 능욕의 정체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충격적인 사실은 그것으로 끝난 게 아니었다. 남편의 전처는 3년 전 이혼 후, 2개월 정도가 지난 시점에서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사실이었다. “제 3자인 나도 어이없는 내용들인데....괜찮니? 은정아?”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남회장과 박이사의 관계에 대해 설명을 듣고, 남편의 전처의 사망 소식을 들은 후 한동안 얼이 나가버렸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선배가 건네 준 프로파일을 한 장씩 넘겨 가던 중, 맨 마지막에 파일링되어 있던 남회장 사무실의 여직원의 프로파일을 보고는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어?” “왜 그래? 은정아!” “선배.... 이 여자.... 아니야. 얼굴이 달라!” 몇 번을 프로파일에 담긴 주민등록사진을 살펴보았지만, 사진 속의 얼굴은 남회장 사무실의 그 여자의 얼굴이 아니었다. 성형 여부를 염두에 두고 살펴보라는 선배의 말을 듣고서는 또 다시 자세하게 살펴보았지만, 사무실의 그녀와 프로파일링된 한 세영이라는 여자는 얼굴 틀조차 비슷한 곳이 없는 전혀 다른 여자였다. 선배와 헤어진 후 집에 돌아와 오랜 시간 생각에 잠겼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나는 그들 모두에 의해 농락되어왔다는 것이었고, 왜 무슨 목적으로 그들이 나를 이렇듯 진흙탕 속으로 밀어 넣었는지는 이제부터 알아봐야겠다는 사실이었다. 진실을 알지 않고서는 결혼 생활도, 내 인생도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들 속으로 몸을 던져 극한의 수모와 수치를 겪더라도, 반드시 진실의 끝을 보고야 말리라! 설령 그것이 나를 얼마나 불편하고, 힘들게 할지는 몰라도.... 설사 그들 속에서 그들의 욕망에 불살라지는 한이 있더라도...... ........ 불륜의 침상으로 들어가 학살자를 껴안아라. 팔로, 그리고 ........ 필요한 것은 그것이다. -베르톨토 브레히트- =============================================== 장편을 생각하고 쓰기 시작했는데...ㅠㅠ 호흠이 짧아서 넘 힘드네요 ㅎㅎ 날이 더워졌어요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