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형 - 2부
처형 2부
주말이라 북적이는 청평호 도로를 빠져나와 좁은 도로를 타고 올라가니
이런곳에 음식점이 있는지 어떻게 알고들 찾아올지 궁금할정도로
외진곳에 옹기종기 음식점 10여곳이 나타난다
[뭐 좋아하세요? 그래도 여기에 웬만한 음식은 다 있어요]
[아무거나요 근데 피곤한데 저 때문에 고생하기는거 아니세요]
[무슨 그런 섭섭한 말씀을...음 그러면 비도 오고 하니까 뜨끈한 매운탕 어떻세요]
[전 다 좋아요]
한옥 기와집 앞에 차를 대고 들어가니 그리 넓지 않은 홀에 10여개 탁자중
두팀의 손님이 하얀 김을 후후 불어대며 식사를 하고 있다
[어서오세요 몇분이세요 두분이세요?]
[예 아이고 한가하네요 전망좋은 내실 있지요]
[아 그럼요 이리로 오세요]
주인으로 보이느50대 후반의 아주머니가 퍼머를 했는지 머리에 색감이 넘쳐흐르는 보자기를 쓴체
반갑게 맞이하며 카운터 옆으로 난 골목으로 안내한다
골목 안으로 들어서니 왼쪽으로 쭈욱 방문들이 사열해 있고
방마다 구두와 하이힐이 나란히 한쌍씩 놓여 있는게
손님이 없는게 아니라 다들 방에서 밥을 먹는듯 했다
[자 여기로 들어가세요 우리집에서 제일 전망이 좋은 방이예요]
[아고 감사합니다]
주인말이 빈소리는 아니듯 했다 방안으로 들어서니 정면은 커다란 통유리로
시원하게 뚫려있고 바로 보이는 마당은 잘가꿔 놓은 푸른 잔뒤밭에 여기저기
돌과 금속을 소재로한 예술작품처럼 생긴 물건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또 산 중턱에 자리잡아서 인지 멀리 아래로 툭 터진 비오는 광경에
답답한 마음이 시원하게 뚫리는듯 했다
[식사는 뭘로 하시게...]
[오늘 물 좋은게 뭐예요]
[우리집이야 다 물좋지 그래도 메기가 괜찮은데 그걸로 할까요]
[메기 좋지요 그거 주세요]
수선스럽게 메뉴를 정하고 서둘러 새로 들어온 손님을 맞으러 주인 아주머니가
나간후 한동안 적막이 흐른다
[여기 어떻세요 괜찬죠]
[예? 예~]
[가끔 집사람하고 장모님 모시고 오는곳이예요
또 머리가 복잡할땐 혼자서도 자주 오고요]
[예~]
.
.
.
말을 이어가지 못하자 한동안 멀끔이 창문 밖만 바라본다
[참 형님한테선 아직도 연락이 없나요?]
[저번 달에 전화 한번온게 다예요]
[하 참 안돼는 사람만 죽어라 죽어라 하네요]
민우는 말을 하고도 괜히했다는 생각이 든다
...
혜숙의 남편(최재원:나이45세)은 작은 오파상을 하다 친구한테 사기를 당해 부도내고
중국으로 피신해 있는 상태다
결혼 초에는 그런데로 사업도 잘되 남 부럽지 않게 걱정없이 살았지만
딱 한가지 아이가 생기질 않았다 그것때문인지
결혼 후 5년째 되던 해인가 혜숙의 남편(최재원)은 어는 술집여자를 만나 두집살림을
했는데 참 그여자가 팜프파탈인지 그여자를 만난후 부터 최재원의 운명은 바닥으로 나락을
치기 시작했다 들리는 말로는 중국으로 간 이유도 그여자를 찾으러 갔다는 말도 있었다
[저 그사람 잊은지 오래예요]
[아무리 그래두 본처만 하겠습니까 조강지처 버리고 잘되는 사람 없다잔아요
형님도 정신차리고 처형한테 돌아올겁니다]
[이젠 기대도 안하고 바라지도 않아요]
[죄송해요 저나 와이프나 처형한테 무심했습니다]
[죄송은요 제가 제부 볼낯이 없는데요]
똑똑
한상 차려진 상을 주인아주머니와 뚱뚱한 주방 아주머니가 들고 들어온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손님이 많아서 조금 늦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특별히 서비스로 메기 넉넉히 넣었어요]
[아~ 맛있겠다 처형 어서 드세요 야 간만에 포식하겠는데]
[네 제부도 맛있게 드세요]
한참을 말없이 식사만 한다
어색했는지 혜숙은 메기살을 발라 민우에게 건넨다
[아이구 감사합니다 왕건이가 거기 숨어있어네 한참을 찾았는데 하하하]
혜숙도 어느정도 긴장이 풀렸는지 낮게 웃음을 머금은다
[그래요 그렇게 웃으세요 행복해서 행복하다 느끼는게 아니고 행복하다 생각하니까 행복한거래요]
[네 그래요 웃을께요]
하지만 갑자기 설움이 북받치는지 눈에 고였던 눈물이 여린 얼굴을 따라 흘러내린다
[처형~]
....
민우는 조심스럽게 처형의 손을 잡아준다
[죄송해요 요즘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많네요]
조용히 꼬옥 쥔 민우의 손을 타고 따스한 체온을 느끼니 혜숙은 마음이 편안해 진다
[제가 있잔아요 동생도 있고 어머님도 계시잔아요]
[예, 예 미안해요]
잡은손을 놓아주고 혜숙에게 식사를 권한다
다먹은 상을 주인 아주머니와 주방 아주머니가 다시한번 소란스럽게 내어가고
커피와 과일을 들여놓는다
[오늘 비가와서 풍경이 그만이니까 푹 쉬다 가세요]
[아~ 오늘은 정말 운치 있습니다 사장님 고맙습니다]
[뭐 필요한거 있음 부르시고요]
[네 네]
퍼머 두건을 쓴 주인은 오늘 장사는 다했다 싶은지 손님에게 넉넉하게 대해주곤 문을 닫는다
[햐~ 정말 가슴속 까지 시원하네, 그쵸]
무슨 생각을 했는지 깜짝 놀라며
[아! 네~ 근데 너무 늦지 않았어요 미연이가 걱정하겠어요]
[걱정은요 아마 집사람 오늘도 못들어올성 싶은데요]
[왜요, 요즘 홈쇼핑에서 옷 잘팔린다는 말은 들었는데 그것때문에요?]
[예 저 이러다 재벌될지도 모릅니다 하하하]
[호호호 미연이가 손재주도 있고 성격이 좋아 사람들한테 잘하지까 그런가바요 좋으시겠어요]
[아~ 조~오타 말다요 너무 좋아 죽~겠습니다 하하하]
[호호호]
또 다시 대화거리를 이어가지 못하고 둘은 창문밖 낮게깔린 비구름과 안개속을
뚫고 내리는 장마를 마루리짓는 빗줄기를 넋없이 바라만 본다
[제부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사는게 힘들까요?]
그동안의 남편의 외도와 사입실패로 갈갈이 찢겨진 자신의 처지에
창밖의 안개처럼 낮게 울먹인다
다시 시작된 눈물은 눈물이 눈물을 만들어내듯 점점 굵어져 끝내 통곡을 하듯
눈물과 울음소리를 토해낸다
[엉엉엉...]
[아~ 참 처형........
그래요 우세요 지금 실컷 우세요 한바탕 울어 버리는게 날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요 더 크게 우세요]
[엉엉엉....]
민우는 혜숙이 더 크게 소리내어 울음을 토해내자 가슴이 매여온다
그런 연민의 감정이 민우를 그렇게 이끌었는지 나중에 그 복잡해진 자신의 운명이
전혀 상상도 해보지 못한 상황으로 치닫는 시발점이 바로 이순간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하곤 했다
그렇게 펑펑 울어 얼굴이 망가진 처형을 보니 어떻게든 위로를 해주고 싶은마음에
자신도 모르게 처형의 어깨를 잡아 안아주곤 티슈로 눈물과 콧물로 범벅인 얼굴을
가여운 마음으로 닦아준다
그런 제부의 고마운 마음에 혜숙은 진정이 되는지 눈물이 얇아지며 훌쩍인다
[고맙고 죄송해요... 제부]
그렇게 힘겨워하는 처형의 눈을 바라보며 민우는 한없이 가엽고 안타깝운 마음에
자기도 모르게 처형을 자신의 품안으로 끌어 안는다
[다 잘될거예요 걱정마세요 제가 있잖아요, 다 잘될겁니다]
[훌쩍, 훌쩍, 이런모습 보여서 죄송해요]
[흠~]
어설프게 제부의 허리를 감싸안은 처형의 머리를 안스럽게 스다듬어 준다
제부의 품속에서 병든 어린 새인냥 울음 뒤에 오는 경련으로 몸을 떨고
있는 처형이 얼굴을 들어 눈물 머금은, 독살맞은 세상이두려운 눈으로
제부를 바라보며
[저 바보같죠, 흑,흑... 저 지금 엉망이죠 흑, 흑]
[아니요 너무 예쁘세요 아니 그렇게 울어 눈이 부어도 그 미모는 여전해요, 후훗]
[호호호...]
처형의 눈물 자욱을 닦아내고 가벼운 농담을 건네자
혜숙도 고마운 미소를 짓는다
그런 얇은 미소의 처형이 순간! 너무도 간여리고, 순종적인 여인의 모습으로
고개를 들어 자신을 처다보고 있는 모습에 민우 자신도 모르게,
그 무엇의 이끌림에 혜숙의 입술에 가볍게 입맞춤을 한다.
믓!!! 혜숙은 물론 민우 자신도 깜짝 놀랜다
참~ 어떻게 보면 둘이 연인사이라면, 아니 민우와 혜숙이 제부, 처형이 아닌
남남 이었더라도 그런 분위기에 가벼운 입맞춤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모습이었을 테지만
어찌 永?배가 다른 형제이더라도 엄연한 형제이기에
서로 넘지 말아야할 선을 자신들도 모르게 넘어버린 두사람....
여전히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처형을 내려다 보며
[어! 어!... 그게, 어! 이게 아..닌....
하, 참 그게여 힘내시라는게 그만, 허... 거.... 힘내시라고 하려는게....]
[괜찬아요 제부,,, 제부 마음 알아요]
그제야 그 상황속에서도 민우에게 안겨있는 자신을 깨달았는지
부자연스럽게 제부의 품에서 벗어난다
또 한동안 어색한 침묵속에 다 식어버린 커피잔만 노닥인다
[이제 일어나시죠 제부도 피곤하실텐데...]
[아, 뭐,,, 피곤하긴요 처형이 힘든 하루셨을텐테 제가 눈치도 없이 너무 시간을 뺐었죠 죄송해요,
간만에 공기좋은 곳에 나오니... 너무 제 생각만 했네요 그만 일어나시죠]
어색한 방안 분위기를 남겨두고 서둘러 차로 향한다
문밖까지 나와 연신 인사하는 퍼머 보자기를 벗어 꼽쓸한 머리를한 주인아주머니를 뒤로한체
무겁게 드리운 검은 구름덩이에 틈이 생겨
낙조의 낮은 조도의 붉은 노을색이 어느 아름다운 자연풍경의
사진작품을 보는듯 하다
[햐~ 구름 죽이네,,, 날씨 참 야릇하네요 그쵸?]
[네~................................
참 이상해요 이렇게 날씨가 분간이 안가는 날은 가슴이 설레는건지
발바닥과 발가락이 간질간질하고 마음을 어디에 둬야 될지 모르겠어요]
[나 그느낌 알아요 그 느낌을 뭐더라.. 뭐..더.. 아! 똥마련 느낌이요 하하하]
[호호호, 맞아요 호호호]
[하하하하....]
빵빵 삐삐 (야~ 운전 그따위로 할래) (뭐?! 니나 잘해) (야 그냥 집에 있지 왜 싸돌아다녀)
(집에서 밥이나해) (이바요 아저씨 저 밥하고 청소 다하고 나왔거든요) (흐미)
서울사람들이 전부 시외로 나갔다 동시에 서울로 올라가는지 컴컴해진 도로는
저 멀리 산등성이까지 움직이지 않는 자동차 불빛으로 도로를 가득 매웠다
[아하~ 완전히 시장바닥이구만]
끼익 꽝!
[어허, 쯧쯧쯧 아까부터 저 아줌마 위태위태 하더만 결국 한건 했구만
남편이 뭐빠지게 돈벌어다 주니까 자가용 타고 콧바람 넣는 값에 다 들이는 구만
우와 윽 밴츠 잖아 저아줌마 오늘 아저씨 한테 작살라겠는데 쯧쯧...]
[왜요 저차 비싸요?]
[에구 말두 마십시요 제 연봉 한푼두 안쓰고 몇년은 모아야 겨우 살수나 있을라나 하하하]
[어떻게...]
혜숙은 자기 처지는 생각지도 않고 2시간째 제자리의 차속에서 아무말없이 앉아 있어서
그런지 오늘일을 잊은듯 접촉사고에 어쩔줄 모르는 아주머니를 걱정한다
[저기 휴게소에 잠시 쉬었다 가죠]
민우는 두어번 접촉사고를 모면하고 휴게소 입구로 들어올수 있었고 휴게소안까지 30여분
걸려 주차를 한다 그것도 한쪽 귀퉁에 겨우
[윽~ 저.. 급해서 먼저...]
얼마나 참았는지 아랫배에 벽돌을 두어개는 넣은듯한 무게감으로 사타구니는 반쯤
마비가 된 느낌으로 어정쩡하게 화장실로 뛰어간다
민우의 그런모습이 귀여운듯 미연은 가볍게 미소를 짓는다
[여기요...]
원두커피 한잔을 민우에게 건넨다
[하~ 감사, 아까부터 커피가 그렇게 땡겼는데 제맘을 또 어떻게 아셨데...하하하]
[설탕, 프림은요?]
[아! 넣어야죠 커피는 순정다방 스따일로.... 하하하]
[호호호]
혜숙은 넉넉히 챙겨온 커피와 프림을 민우에게 건네고 순간
각설탕이 민우의 손가락 사이로 빠져 바닥으로 떨어진다
바닥으로 떨어지기전 공중잡이를 하려다 그만 민우 바지위로 커피를 쏟는다
[어머 이를 어째, 괜찬으세요?]
혜숙은 깜짝놀라 자동차 티슈를 꺼내 민우의 바지를 닦아낸다
[아 뜨거,, 흐미 하하하, 괜찬아...흐~]
[많으 뜨거우실테데 이를 어째...]
어쩔줄 몰르며 수선스럽게 움직이는 처형의 손길에 민우는 움찔한다
[아~아 營윱求?제가 할께요, 윽]
그 부산스런 손놀림이 바지를 벋어나 차 시트를 닦느라 처형의 손이
제부의 허벅지 사이로 들어와 요동치자 민우의 가슴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불쑥 올라온다
[으~ 이젠 다 닦였어요 營윱求?
민우는 안되겠는지 처형의 손을 잡아 세운다
[괜찬으세요]
걱정스런 눈빛으로 가로등의 붉은 빛에 반사되어 자신을 바라보는 처형의 얼굴이
너무 고와 보였다
(아~ 처형이 이렇게 고왔었나? 참 이쁘네)
손을잡은채 처형을 잠시 넉놓고 바라본다
어떻게 보면 뚱뚱하다 할 수 있으나 뚱뚱과는 아니었고
살집이 있어 통통한 몸집과 볼살과 귀여운 토끼 앞니의 하얀 치아
맑은 분홍색의 입술과 아주 크다고 까지 할수없지만
작지 않은 가슴에 몸에 달라붙는 소재의 옷위로 흘러내리는 가슴선
기다랗고 하얀 손가락
그렇게 넉넉하면서 포근한, 왠지 모르게 섹시한 모습을 오늘 보게 된것이었다
빤히 쳐다보는 제부의 눈빛의 의미를 알고 있는듯 부끄럽게 눈을 내리고 볼에 홍조를 띈다
[괜찬으세요?]
[아! 아예 괜찬아요, 하하하]
멋쩍게 웃어넘기고 다시 길쭉한 주차장으로 향한다
잠시 뚫렸던 먹구름은 세포를 분열하여 밤하늘을 가리우고
또다시 굵다란 비줄기를 내뱉는다
경적소리 반대편을 내달리는 눈부신 자동차 빛
그렇게 겨우 겨우 처형의 동네입구에 도착한다
부르릉 털털털 부으르, 부르르륵릉, 털털털
[어라 갑자기 이놈의 차가 왜이래]
[뭐 문제가 있는거 아니예요 저거 연기 나는것 같은데요]
본넷의 열기로 올라오는 김인지 알았더만 자세히 보니
본넷 사이로 희멀건 연기와 검은색 연기가 섞여 토해진다
[아하 이거 다와가지구,,, 이놈의 똥차]
[저 어떻해요 저때문에...]
[무슨말씀을... 얼마전 부터 소리가 이상하드만 기여이 때를 못맞추고 사고를 치네요,
어쩔수 없네요 이근방이시죠 집이?]
[예 걸어서 15분 정도만 가면되요]
[예?! 그렇게나 가야 하나요 밤에 오니까 헤깔리네, 그럼 잠시만요 제가 택시 잡아 드릴께요]
[아니요 됐어요 그냥 걸어가면 돼요]
[아하 오늘은 제말 들으세요 처형~ 하하하]
[괜찬은데...]
민우는 뒷트렁크에서 비상우산을 꺼내 차에서 내리는 처형 위로 받쳐든다
굵은 빗방울은 우산의 방수막을 뚫고 두사람 머리위로 떨어진다
[택시! 택시!]
10여분 만에 택시 한대가 지나가지만 무슨 바쁜일이 있는지 휭하니 꽁무니를 뺀다
[제부 여긴 택시 안다녀요 저 그냥 걸어갈께요]
[하야 참네 이렇게 택시가 없나, 그럼 제가 바래다 드릴께요]
[아니요 지금까지도 힘드셨을텐데 저혼자 갈수 있어요]
[무슨말씀 그리고 우산도 없으시잔아요]
그렇게 실랑이를 하다 민우가 혜숙의 팔장을 끼고 끌고간다
처형은 제부의 팔짱 에스코트를 받으며 간간히 지나가는
자동차 불빛을 따라 인적없는 빗길을 걸어간다
바람에 빗살은 좌로 우로 앞으로 뒤로 지조없이 내리치는 바람에
민우와 혜숙은 우산을 쓰나마나 하여 두 사람은 흠뻑 젖어들고
비에 젖어 비쳐진 모습들...
팔짱으로 서로의 피부에 느껴지며 전해오는 상대방 몸의 열기...
비소리에 귀에대로 속삭이며 내뱉는 뜨거운 입김...
사정없는 빗줄기는 자연스럽게 어깨를 끌어 안은 우산속 두 남녀를 한몸에 가깝게 만들어버린다
흠~ 이미 젖을때로 젖어 있는 두사람은 더이상 젖을 수도 없을것 같은데
그렇게 두사람은 꼬옥 붙어 비를 맞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것인지...
아님... 서로 간간히 오고가는 터치들에
사춘기 첫사랑의 아련함이 기억되는 건지....
[저기 저집이예요]
[아~ 이제 생각나네요]
...
둘은 잠시 뜸을 들인다 무슨 생각들일까
먼저 혜숙이 입을 땐다
[오늘 너무 애써주셔서 고마워요]
으음~ 이 얘긴 그만 가란말?
[아유 고생은요 당연한 일인데요.... 처형이 오늘 고생 많으셨어요]
[제부 덕분에 오늘 정말 잘 견딜 수 있었던것 같아요]
.....
또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누군가 먼저 운을 띄워야 하지만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