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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친물 추국 - 중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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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 26,811회 작성일

추국 - 중편

추국 추국1부만 올려놓고 오랫동안 들어오지 못했는데, 꼭 볼일보고 뒤를 닦지 않는 기분이 들어서 늦었지만 다음 글을 올립니다. ******************************************************************************* 술집 문을 열고 들어서니 술집 안에 손님들은 아무도 없고 마담 혼자 테이블에 앉아 맥주잔을 기울이고 있다. 일하는 여자 종업원도 보이지 않는다. 마담을 들어서는 현수를 보고 반갑게 맞이한다. “어서 와. 현수 총각.” ”아니, 아무도 없이 혼자만 있네요? 일하시는 아주머니도 보이지 않고..” “아이구.. 비 오는데 우산도 쓰지 않고 왔나 봐. 옷이 흠뻑 젖었네. 춥겠다. 가만.. 난로를 가져와야 겠네.” 마담이 일어서서 주방으로 가더니 팬 히터를 끌고 와서 튼다. “외투를 벗어서 이리 줘. 난로 불에 말리게..” 내 외투를 받아 들고 팬 히터 옆의 소파에 걸쳐 놓는다. 그리고는 다시 주방으로 가더니 맥주 몇 병과 마른 안주를 가지고 온다. “그렇게 서 있지만 말고 내 옆으로 와서 앉아. 우리 술 한잔 해야지.. 오늘 술은 내가 사는 거야.” 내가 마담 옆으로 가서 앉아 마담이 따라주는 맥주잔을 입으로 가져가며 말한다. “에이.. 장사 하시는 분이 술을 사면 뭘 가지고 먹고 살아요? 그냥 내가 계산할게요.” “아니야. 오늘은 내가 현수 총각에게 한잔 사고 싶어.” 마담의 얼굴에 완강한 표정이 서린다. “그럼, 이렇게 해요. 오늘은 제가 누님에게 얻어 마시고 다음에 제가 근사한 곳에 가서 한턱 낼게요.” “그래.. 그렇게 하면 되겠네.. 잠깐만.” 마담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밖에 나갔다가 조금 있다가 들어온다. “어디 갔다 오셨어요?” “가게 간판 불 끄고 문 내리고 왔어. 손님이 들어와 봤자 반갑지도 않을 것 같고.. 그냥 오늘은 현수와 둘이서 한잔 해.” 마담과 같이 맥주 몇 잔을 마신다. 비를 맞아 으슬한 몸이 난로 불과 맥주 때문에 조금 더워진다. “그런데, 오늘 웬 일이에요? 손님은 아무도 없고, 누님 혼자만 이렇게 청승맞게 술을 마시고 있어요?” 마담이 술을 마시다 말고 내게 고개를 돌려 빤히 내 얼굴을 바라다 본다. 눈이 조금 젖어 있는지 불빛에 반짝이는 것 같다. “오늘 현수에게 누님이란 소리를 다 들어보네.. 기분이 아주 좋은데? 원래 오늘같이 비가 내리는 날에는 손님이 별로 없어. 더군다나 오늘같이 늦가을에 비가 내리는 날은 더욱 더 그렇고.. 오늘도 역시 손님이 없을 것 같아 일하는 여자보고 그냥 들어가라고 그랬어. 혼자 쓸쓸히 술을 마실 줄 알았는데, 이렇게 현수가 와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어..” 마담의 쓸쓸한 마음이 내게도 느껴져 온다. “누님도 그냥 집에 들어가지 그랬어요?” “집에 가봤자 아무도 없는 빈 방이 더욱 처량할 것 같아 차라리 이렇게 가게에서 혼자라도 술을 마시는 편이 훨씬 나아..” “아저씬 안 계세요? 그리고, 자녀분들은요?” “…………………” 마담이 대답을 하지 않고 말없이 맥주를 들이킨다. “제가 괜한 것을 물어봤나 봐요. 죄송해요.” “아니야. 괜찮아.. 우리 노래할까?” 마담의 톤이 올라간다. “그래요! 우리 노래해요.” 마담이 비틀거리며 일어서서 노래기기를 튼다. “현수가 먼저 노래 해. 뭘 할래?” “누님께서 먼저 하시죠?” “아니, 현수가 먼저 해!” “그럼, 그렇게 할까요?” 내가 설운도의 ‘누이’를 부른다. -언제나 내게 오랜 친구 같은 사랑스런 누이가 있어요~ 보면 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누이~ ………………………………………………………………. ………………………………………………………………. 마담이 내게 몸을 기대고 내가 팔을 들어 마담의 어깨를 껴안는다. 아마, 이렇게 마담의 어깨를 껴안는 것이 오늘 처음인가 보다. 마음에 조금의 거리낌도 없이 그냥 왜소하게 보이는 마담을 감싸주고 싶은 마음 때문인가 보다. 마담 역시 팔을 내 허리에 두른다. 몸에 열기가 확 올라온다. 평소 주량 이상으로 마신 술과 노래를 부르다 보니 온 몸이 허공에서 맴도는 것 같다. 내 몸과 손에 느껴지는 마담의 풍만한 살집 때문에 환장할 지경이다. 더군다나 오늘은 다른 때와는 달리 마담이 많이 풀어져 있다 보니 마담을 가지고 싶다는 욕망이 목구멍까지 차 오른다. 현수의 나이 이제 한참 혈기왕성한 이십대 중반이 아닌가? 변변한 애인도 없이 혼자서 살다 보니 밤마다 욕구 해결을 손으로 대신할 수 밖에.. 나이가 현수보다 아무리 많다 하나 풍만한 여자가 지금 현수에게 안겨 있다. 손만 뻗으면 마담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또, 현수의 노래 한 곡이 끝이 나자 현수가 갑자기 옆에 있는 마담에게로 몸을 돌려 두 손으로 마담의 얼굴을 잡고 키스를 한다. “으.. 으음..” 갑자기 현수에게 기습을 당한 마담이 입을 좌우로 돌리며 현수의 입술을 피하려고 하지만, 마담의 얼굴을 받쳐 든 양 손에 힘을 주어 마담의 얼굴을 꼼짝 못하게 하고 마담의 입술을 게걸스럽게 탐한다. 잠시 후, 마담의 얼굴에서 힘이 빠지며 마담이 팔을 들어 현수의 등을 꼭 끌어 안으며 적극적으로 키스에 응해 온다. 그렇게 홀에 서서 둘이 껴안은 채로 한참동한 키스를 한다. 현수의 가운데는 힘이 너무 들어가다 못해 아프기까지 한다. 현수는 마담의 얼굴을 잡고 키스를 하면서 잔뜩 화가 나 있는 가운데의 그 놈을 마담의 배에 바짝 밀어 붙이고 좌우로 비벼 댄다. “이제.. 그.. 그만..” 어느 순간 마담의 얼굴이 현수에게서 떨어진다. “현수.. 못 됐어..” “미.. 미안해요..” “할 수 없지.. 우리 그만 술이나 마시자.” 같이 좌석에 앉아 서로 말없이 술을 따라 마신다. 다시 맥주를 서너 잔 마신 뒤 현수가 마담의 눈치를 살피며 더듬거리며 말을 한다. “너무.. 내 감정에만 치우쳐.. 누님에게 못할 짓을 해서 정말.. 죄송해요.” “현수는 내가 좋아?” “아주 포근하고 자상한 누님 같다고만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아닌가 봐요.” “그게 아니라면?” “저.. 사실은.. 누님을 좋아하고 있나 봐요.” “손쉽게 상대할 수 있는 술집 여자라서가 아니고?” “그.. 그건 아니에요!” “난.. 현수보다 스물 두 살이나 많아. 예전에 헤어진 아들이 지금 아마.. 현수와 나이가 같을 거야. 엄마 같은 여자인데도 서로 좋아한다는 게 가능할 것 같아?” “……………………….” “하기야 나도 조금 전에 현수가 내 얼굴을 잡고 키스를 할 때 순간적으로 현수가 남자로 보였어.. 그리고, 기분이 황홀하기도 했고.. 나도 여자야.. 그것도 오랫동안 혼자서 독수공방을 한.. 남자가 그리운 건 현수가 여자를 그리는 것 보다 내가 더할지도 몰라.. 하지만, 어떻게 아들 같은 남자에게 욕정을 품겠니?” ”저기.. 정말 미안해요..” “그렇다고 미안할 것 까지는 없고..” 맥주 몇 잔을 더 마시고 마담과 같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마담을 택시에 태워 보내고 현수는 터덜터덜 걸어서 집으로 온다.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깨니 머리가 뽀개질 듯 아프다.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 보다. 냉장고 문을 열어 물병을 꺼내 들고 한참을 벌컥벌컥 마시고 나니 살 것 같다. 좀 늦게 일어나다 보니 출근 준비를 서두른다. 차를 몰고 회사로 향하면서 어제 밤의 일을 생각해 본다. 괜히 얼굴이 후끈거린다. 아무리 술에 취했다 하나 엄마 뻘 되는 여자에게 키스를 하고 그 여자의 배에 발기한 내 물건을 문질러댔으니.. 그 이후로 한동안 그 술집에 가지 않는다. 그 동안 동생처럼 살갑게 대해줬는데 내가 추행을 하려고 했으니.. 자신을 어떻게 생각을 할까? 아마, 돼먹지 못한 놈으로 생각을 할테지.. 그리고, 세월이 두 달 정도 흘러 계절은 겨울로 접어들고, 하루는 점심나절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퇴근시간 즈음에는 함박눈이 내린다. 올 겨울의 첫 눈이다. 퇴근시간이 다가 오면서 마음이 설레기 시작한다. 하기야, 퇴근하고 데이트를 할 변변한 애인 하나 없지만.. 퇴근하면서 직장동료들 하고 술이나 한잔 하려고 하니 모두들 바쁘다. 아저씨들은 아저씨들대로.. 총각들은 총각들대로 모두 약속들이 있다고 술 한잔 하자는 말에 발뺌을 한다. 하기야 이곳 B시에서는 한 겨울 내도록 눈 구경하기 힘든 데, 첫 눈이 내렸으니 약속이 없는 사람들이 비 정상일 것이다. 그렇다고 이렇게 첫 눈이 오는 날 집에 혼자 들어가려니 처량한 마음이 들어 차는 회사 앞에 놓아두고 그냥 걷는다. 어슴프레한 저녁거리를 무작정 걷는다. 하얀 함박눈이 머리 위에.. 어깨 위에 내려 앉는다. 내 옆으로 팔짱을 낀 쌍쌍들이 지나간다. 괜히 외롭다. 따끈한 국물이 생각난다. 길가에 하얀 김을 내뿜는 오뎅가게 앞에 서서 오뎅과 뜨끈한 국물을 먹고 나니 한결 마음이 든든하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막상 갈 곳이 없다. 이렇게 눈이 펑펑 내리는 날, 아무도 없는 빈 방으로 돌아가기는 너무 싫다. 지나가는 빈 택시를 무작정 잡아 탄다. 기사가 묻는다. “손님, 어디로 갈까요?” “음.. OO동으로 가요.” 운전기사가 가는 곳을 물으니 그냥 집이 있는 동네를 말하고 만다. 막상 갈 곳이라고는 거기 밖에 없으니.. 택시가 눈이 덮힌 도로를 굼뱅이 처럼 기어간다. “아휴! 웬 눈이 이렇게 많이 와..” 택시기사가 혼잣말로 투덜거린다. 내가 입을 연다. “그래도 이 곳에서 이런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렇지요. 여기선 이런 눈을 보기란 몇 년에 한번 정도지요.” 평상시보다 두 배나 많은 시간이 걸려 택시가 내가 사는 동네로 접어든다. “손님, 어디서 내려요?” 창 밖을 내다보며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 있다가 기사가 묻는 말에 내 정신으로 돌아온다. “저기 횡단보도 있는 데서 내려줘요.” 택시에서 내리니 인도에 눈이 쌓여 발이 푹 푹 빠진다. 아직도 눈은 그치지 않고 내리고 있다. 발걸음이 저절로 ‘추국’으로 향한다. 그 동안 그 술집에 약 두 달간을 가지 않았었다. 갑자기 마담이 아주 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