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비밀일기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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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살다보니 벼라 별 일이 다 있다.
며칠 전 미정이가 얘기하던 성인 사이트라는 데를
호기심에 들어갔다가 정말 깜짝 놀랐다.
그동안 말로만 들어오긴 했었지만 정말 눈뜨고 볼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이건 그야말로 말로만 듣던 소돔과 고모라였다.
어떻게 그런 해괴망측한 사진들을 뻐젓이 올려놓을 수 있는지....
내가 괜히 낯이 뜨거워서 얼른 컴퓨터를 껐다.
미정이라는 년도 미친년이지!
나이도 마흔이 넘은 년이 다 큰 애들도 있는데 그런 사진들이나 보고.....
정말 세상에는 온갖 사람들이 다 있나 보다.
그런 사진들을 돈 내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니 참 어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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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다.
인터넷만 들어가면 이상한 사진들이 자꾸 뜬다.
아무리 없애려고 해도 안 된다.
아무래도 지난번에 들어갔던 무슨 성인사이트 때문인 것 같다.
괜히 한영이 컴퓨터를 건드린 것이 후회가 된다.
혹시라도 내가 그 이상한 사이트에 들어갔다 나온 것을 알게 될까봐 걱정이다.
그래도 명색이 내가 학교 선생인데
그런 지 엄마가 해괴망측한 사진이나 보고 다니는 것으로 오해를 하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긴 내가 자기 컴퓨터를 쓴다는 사실을 한영이가 모르니까
어쩌면 내가 그런 줄 모를 수도 있겠지!
그나저나 한영이가 그런 사진들을 보게 될까봐 그것도 걱정이다.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때인데 내가 괜한 짓을 해서
한영이가 이상한 데 관심을 갖게 만드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 모든 게 다 그 미정이년 때문이다.
내일은 미정이에게 전화를 해서
어떻게 하면 이상한 사진들이 뜨는 것을 없앨 수 있는지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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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컴퓨터 켜기가 겁이 난다.
이상한 사진들이 뜨는 것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다.
미정이가 자기 컴퓨터도 그런데
자기도 어떻게 없애는 줄 몰라서 그냥 내버려둔다고 한다.
그러면 뭐 어떠냐는데 그 년은 자기 애들 걱정도 안 되나 보다.
남편한테 물어볼 수도 없고....
컴퓨터 회사에 전화하자니 그걸 어떻게 말해야 할지 걱정이 된다.
내일 학교에 가서 다른 선생들에게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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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갈수록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
부부관계에 너무 성의가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내가 보채는 것도 아니고
자주 하는 것도 아닌데....
물론 피곤해서 그렇겠지만 세상에 피곤하지 않은 남자가 어디 있나?
다른 남자들도 다 그러는지 모르지만
해도 좀 너무 하는 것 같다.
신문에 보면 남편보다 더 나이 많은 사람들도
다른 여자들하고 바람 피다 걸려서 문제가 되고 하던데....
그런 사람들은 특별히 정력이 좋은 사람들일까?
괜히 남편 때문에 짜증이 나서 학교에서도 애꿎은 학생들에게 신경질만 냈다.
이래서는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게 마음대로 조절이 안 됐다.
애들아!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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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생에게 창피를 무릅쓰고 물어봐서 이상한 사진 없애는 방법을 배웠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그 방법을 쓰고 나니 더 이상 이상한 사진이 뜨질 않았다.
돈은 조금 들었어도 정말 다행이다.
강선생에게 아들 핑계 댔는데 혹시라도 눈치 챘을까봐 걱정이 된다.
그나저나 한영이가 이상한 사진 다 없어진 걸
또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모르겠다.
나는 계속 모르는 척 해야지.....
미정이에게도 이상한 사진 없애는 방법을 가르쳐줄까 말까?
후후후!
나쁜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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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정이가 알려 준 소라라는 사이트에 들어가 봤다.
첫 페이지부터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의 여자들 알 몸 사진이 가득했다.
미정이는 도대체 어디서 이런 걸 그렇게 잘도 알아오는지 궁금하다.
주욱 나열된 글 제목들이 하나 같이 저질스럽기 짝이 없었다.
엄마, 시아버지, 형수, 처제, 며느리, 누나, 이모, 장모..........
가족 간에 부르는 호칭이란 호칭은 모두 등장하는 것 같다.
어떻게 이런 호칭을 가진 사람들이 성적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생각만 해도 기분이 언짢았다.
그래도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서 그 중에 하나를 클릭 했더니 로그인하라는 화면이 나왔다.
공연히 그런데다 내 이름이라도 올렸다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겁이 나서 그냥 나왔다.
x월 x일
미정이 년이 내 얘기를 듣더니 등신 취급을 하며 깔깔댔다.
나같이 순진한 게 뭘 아는 게 있어서 요즘 애들을 가르치느냐는 소리까지 했다.
미친년이 그깟 성인 사이트 들어가는 것하고 애들 가르치는 것하고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 따위 자존심 상하는 말을 나한테 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아무 일 없으니까 등록하라면 될 거 가지고......
지 까짓게 나보다 컴퓨터 좀 더 많이 해본 것 빼고 잘 난 게 뭐가 있다고?!
꼭 학교 다닐 때 공부 못 하던 것들이 별 것도 아닌 것 갖고 잘난 체를 한다니까!
x월 x일
정말 시아버지하고 무슨 일이 있는 여자가 있을까?
형수 어쩌고 하는 제목이 있었던 것을 보면 형수와 시동생간에 무슨 일이 있다는 얘긴데.....!
우리 시아버지와 시동생을 생각하면 끔찍하기만 하다.
어떻게 시아버지나 시동생하고 살을 맞댈 생각을 할까?
정말 세상은 모를 일이다.
거기다 엄마와 아들.........온 몸에 소름이 쫙 끼친다.
우리 한영이가 나를 여자로 본다는 것은 너무 징그러워서 생각하기도 싫다.
도대체 그런 생각들을 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간다.
아무리 성에 대한 욕구가 강하더라도 자신의 가족이나 친척을 성의 대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분명 정신적으로 심각한 장애가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혹 외국이라면 몰라도 유교적 가족관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내가 왜 이런 일들에 관심을 갖는 것일까?
지난 며칠 간 그 시아버지와 며느리, 형수와 시동생, 장모와 사위.........
이런 단어들이 내 머리 속에서 계속 맴을 돌고 있다.
도대체 그들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일까?!
끔찍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공연히 그 내용이 궁금하다.
소라라는 데 다시 들어가서 그 내용을 확인해 보고 싶어도
미정이년 말 듣고 등록을 한다는 게 아무래도 자존심이 상한다.
하기야 미정이가 내가 소라에 등록을 했는지 안 했는지 알게 뭐야?
x월 x일
아이구! 그런 것도 정말 글이라고 해야 하나?
추저분하고 너절한 생각들을 글로 옮겨 놓은 것을 보니
그런 사람들이 글을 배웠다는 게 글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세종대왕이 통탄할 일이다.
너무 이상한 제목들은 겁이 나서 보지를 못 하겠어서
고르고 고르다 '서울의 달' 이라는 제목을 눌러봤다.
옛날 TV에서 봤던 드라마 생각을 하고
그냥 서민들의 일상적인 얘기려니 하는 기대를 했었는데......
도대체 그 글 내용하고 서울의 달하고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런 제목을 붙였는지 모르겠다.
유치하기는 또 왜 그렇게 유치한지!
은근한 구석이라고는 조금도 없이 무슨 남녀의 성기 명칭이나 잔뜩 늘어놓고
있을 법도 하지 않은 얘기들을 그야말로 소설을 써놨다.
하기야 남자의 성기 명칭을 '조' 자에 'ㅈ' 받침을 써야 되는데 'ㅊ' 받침을 붙여놓은 것만 봐도
글 쓴 사람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대충 짐작이 간다.
그렇게 잘못 쓴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닌 것을 보면 한글 맞춤법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틀림없을 것이다.
그런 사람이 쓴 글이 오죽하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도 내용이 황당하고 유치해서 중간에 그만 읽으려 했는데도
어쩌다 보니 한 부를 끝까지 읽게 되었지만 읽고 난 후의 기분이 더욱 언짢았다.
하도 추잡해서 구역질이 날 지경이었다.
미친 놈!
그걸 글이라고 써서 남들 보라고 떡하니 공개하나?
창피한 줄도 모르는 놈 같으니라고!
x월 x일
시내에 나갔다가 여관 간판을 보자 갑자기 며칠 전에 소라에서 보았던 글이 떠올랐다.
그러면서 혹시 저 여관에서도 그 때 그 글에 나왔던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여관 안을 들여다보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때 마침 여관 안에서 웬 여자가 문을 열고 나오는 바람에
나는 괜히 내가 놀라서 얼른 한 쪽으로 물러섰다.
그 여자가 여관에서 나와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걸어오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여자가 하도 뻔뻔스럽게 고개를 똑바로 세우고 쳐다보는 통에
내가 오히려 민망해서 얼른 그 여자의 시선을 피했다.
여자를 지나쳐서 조금 더 걸어오다가 다시 뒤를 돌아다봤더니
여관에서 남자가 하나 나와서 그 여자에게 한 번 손을 흔들자
그 여자도 가다가 말고 뒤를 돌아 남자에게 미소를 보내고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가정주부처럼 보였는데
어쩌면 그렇게 대담한지 모르겠다.
그러고는 집에 돌아가서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남편과 아이들을 대하겠지?!
내가 멍청하게 살아온 건가?
아니면 그 사람들이 잘 못 된 건가?
소라에서 읽은 소설에서도 여자가 여관방에서 남의 정사장면을 훔쳐보다가
여관 주인하고 정사를 하고 또 이어서 점을 보는 대사하고 또 정사를 벌이던데
과연 세상에 그런 여자가 있기는 있을까?
아니면 내가 세상을 너무 모르고 살아온 것일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가정이 있는 여자가 어떻게 그런 짓을 하고
가족의 얼굴을 마주 대하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체를 하고 살수가 있을까?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와 금방 살을 섞고 나왔을 그 여자의 얼굴이 자꾸 떠오른다.
그 여자의 웃던 얼굴이 한없이 음탕하게만 느껴진다.
남편이 아닌 남자와의 정사가 그만큼 만족스러웠다는 뜻일까?
생각할수록 괜히 내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면서
마음 한편이 허전하기까지 했다.
x월 x일
어제 모처럼 학교에서 회식이 있었다.
저녁만 먹고 빠져 나오려는데 교감이 자꾸 붙잡아서 하는 수 없이 노래방까지 갔다.
기회만 있으면 치근대는 교감의 눈초리가 어제도 예사롭지가 않았다.
교감이 자꾸 나에게 부루스를 추자고 해도 내가 거절하니까
같이 갔던 학부모와 동료 교사들이 내 등을 떠미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손을 잡았다.
교감이 슬쩍 슬쩍 몸을 비벼오는데 징그러워서 미칠 지경이었다.
한 번은 교감의 성기가 내 허벅지에 살짝 닿았는데 마치 뱀이 기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학사 문제를 핑계로 학부모들과 자주 만나면서
학부모와 이상한 소문도 심심치 않게 들리는 교감이라 그런지 더 불쾌했다.
학교에서 나를 느끼한 눈으로 쳐다보는 동료들도 불쾌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박선생과 강선생은 유독 심하다.
모두 다 처자식까지 있는 사람들이 왜 멀쩡한 자기 부인 놓아두고
남의 여자에게 그런 쓸 데 없는 관심을 갖는지 모르겠다.
남이 자기 부인들을 그런 눈으로 본다고 생각하면 자신들도 기분이 엄청 나쁠 텐데
왜 나한테 그런 눈길들을 보내는지?!......
밖에서 나한테 이렇게 치근대는 남자들이 있는 줄도 모르고
우리 남편은 여전히 나한테 무관심이다.
지금도 자기 방에 틀어 박혀서 무슨 논문인가 쓴다고 코빼기도 안 보인다.
그러고 보니 남편과 관계를 가진 게 한 달이 다 되어 가는 것 같다.
말이 좋아 대학교수 부인이지.....
허울만 좋으면 무슨 소용인가?!
명색이 대학교수에다 워낙 점잖고 조용조용한 사람이라
주위에서 모두 다 부러워하는 소리만 해대는 바람에 어디 가서 답답한 내 속을 털어놓을 데도 없다.
다른 부부들도 이럴까?
다 속으로는 이렇게 나처럼 불만이 있으면서도 겉으로는 행복한 체 하며 사는 걸까?
어쩌면 내가 집안에 아무 문제도 없이 너무 행복하다보니
쓸 데 없이 별 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불만을 삼는 건지도 모르겠다.
예전엔 평생 독수공방하며 혼자 산 여자들도 얼마나 많았는데
그까짓 한 달 정도 부부관계 없었다고 내가 남편을 너무 무능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그렇긴 해도 한창 때의 여자가
한 달이나 부부관계 없이 지낸다는 것은 역시 견디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조그만 일에도 금방 짜증이 난다.
이러다 학교에서 신경질 잘 내는 선생으로 소문이 날까봐 걱정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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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달'을 처음부터 몇 편 읽어봤다.
있을 수 있는 얘기이긴 해도 크게 공감이 가지는 않았다.
아무리 여자가 성욕에 굶주려있다고 해도
남의 남자에게 그렇게 쉽게 몸을 줄 수는 없을 것 같다.
거기다 남편이 식당에 있는데 바로 그 옆 식당주방에서 다른 남자와 성교를 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글 쓴 사람이 글을 자극적으로 만들려고 억지로 꾸며낸 냄새가 났다.
세상에 그렇게 간이 큰 여자가 어디에 있다고?!....
거기다 자기 부인이 종업원과 놀아나는 줄 알면서도 남편이 그걸 모르는 척 넘어가고
또 그것도 모자라 부인과 종업원이 성교하는 소리를 듣고 흥분해서
자기 성기를 꺼낸다는 것은 너무 비현실적이다.
하긴 뭐 그러니까 소설이겠지만!.....
그 이상한 글을 읽는 동안 계속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상하게 내 몸이 조금씩 근질거려 왔다.
나한테도 내가 알지 못하는 음탕한 끼가 있는 것일까?
아니! 그것보다는 워낙에 말초신경을 자극시키려고 쓴 글이니까
내 몸에서 자연스럽게 그런 반응이 일어났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어쨌든 애들이 봐도 말려야 할 글을 선생이나 돼서 보고 앉았고
마흔이 넘어서 새삼스럽게 이런데 관심을 갖게 된 내 자신이 조금은 처량하게 느껴졌다.
글을 읽는 도중에 한영이가 방에서 나오는 바람에
기겁을 해서 컴퓨터 전원을 꺼버렸다.
한영이가 허둥대는 내 모습을 의아한 눈으로 보며 화장실로 들어갔는데
혹시라도 눈치를 안 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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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안 보겠다고 몇 번이나 다짐을 했는데도
보다 만 뒤가 궁금해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조금 읽다가 보니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오는 장면이 나왔다.
주인공 여자가 이웃집 남자와 그 짓을 하다가 자기 아들한테 들키는 장면이었다.
아무리 허구이고 되는 대로 쓰는 글이라고 해도
어떻게 그런 상황 설정을 할 수가 있을까?!
엄마! 그러면 모든 자식들의 영원한 사랑과 존경의 대상인데
그런 신성한 엄마를 그런 식으로 비하시켜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글 쓴 작자가 정신병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기분이 너무 나빠져서 컴퓨터를 꺼버렸다.
정말 이제는 그런 글 같지도 않은 글을 그만 읽어야겠다.
자칫하다 나도 정신병자가 될까봐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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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늦게 까지 안 들어오고 잠도 오지 않아서
거실에 앉아 있다가 또 컴퓨터를 켰다.
학생들이 보낸 메일도 확인하고 이곳 저곳 들락거리다 보니
어느새 소라 사이트에 들어가 있었다.
다시는 안 보겠다고 그렇게 다짐을 했었는데 나도 모르게 들어오고야 말았다.
'서울의 달'은 지난번의 일로 기분이 나빠서 젖혀두고 다른 글들을 읽어봤다.
역시나 질펀한 성교장면과 신음소리가 난무하는 글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그런 글들이 그전처럼 저질스럽게만 느껴지지는 않았다.
자꾸 보게 되니까 남녀의 성기를 가리키는 말들도 전에 보다는 쌍스러운 느낌이 덜 했다.
약간의 흥분도 되었다.
이러다 내가 이런 이상한 글에 중독이 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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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자꾸만 소라에서 읽었던 글의 내용들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특히 다른 남자와 성교를 하다 아들에게 들켰던 여자가 자꾸 떠오른다.
그 뒤에 어떻게 됐을까?
그게 빌미가 되어서 아들이랑 무슨 이상한 일이 벌어졌을까?
이런 게 너무나 궁금하다.
오늘도 운전을 하면서 멍하니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가 뒤차에서 눌러대는 크락션 소리에 깜짝 놀랐다.
정신을 차려보니 신호가 바뀌어서 내 앞차는 모두 가버렸는데
나만 멍청하게 그 자리에 서있는 것이었다.
뒤에 있던 차가 내 차를 앞질러가며 그 차를 몰던 남자가
주먹질을 해대며 욕을 했지만 모른 체 하고 앞만 보고 운전을 했다.
저녁에 집에서 소라에 들어가 확인을 해보려고 마음을 먹었었는데
남편이 집에 일찍 들어오는 바람에 그럴 수가 없었다.
자신의 엄마가 이웃집 아저씨와 성교하는 것을 본 아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엄마의 벌어진 가랑이 사이로 시커먼 엄마의 성기가 보였다고 했는데
그걸 본 아들과 보여준 엄마는 각각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럴 일이야 절대 없겠지만 내가 한영이에게 그런 모습을 들켰다는 상상을 해보니까
너무도 끔찍했다.
아마 나 같으면 자살을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내 경우로 생각하는 건 싫은데
왜 남의 일로 생각하니까 묘하게 흥분이 되는 것일까?......
하여튼 둘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갈수록 궁금해진다.
x월 x일
어젯밤에 참 요상한 꿈을 꾸었다.
꿈에 내가 어떤 남자와 한창 정사를 벌리고 있었다.
그런데 내 몸 위에 올라와 있는 남자의 얼굴을 자세히 보니
생전 얼굴을 보지도 못한 10대의 어린 남자였다.
그런데도 나는 발가벗은 채 그 어린 남자에게 매달려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꿈속에서도 나는 너무 기분이 좋아서 막 소리를 질러댔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어린 남자 대신에 이번에는 강선생이 내 몸 위에 올라와 있는 것이었다.
나는 깜짝 놀라서 강선생을 밀쳐내려고 했지만
강선생은 오히려 더 세게 나를 눌러대면서 몸을 움직였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한영이 어머니! 가만히 계세요!......
조금 아까 까지 좋다고 하더니 갑자기 왜 이러세요?" 하는 것이었다.
꿈속에서 나는 강선생과 동료교사가 아니라 그냥 학부모였고 강선생은 한영이의 담임선생이었다.
그러고 보니 주변이 무슨 식당 안의 방 같았다.
열려진 방문 사이로 종업원들이 지나다니면서
방안을 힐끔거리고 구경을 하기도 했다.
나는 창피해서 강선생에게 문이라도 닫고 하자고 했지만
강선생은 막무가내였다.
강선생이 내 몸 위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내 두 다리를 양손으로 잡아 벌리고는
내 가랑이 사이에다 얼굴을 들이댔다.
이제까지 남편과 한 번도 그런 경험이 없는 나는
꿈속에서도 놀라서 강선생의 행동을 막으려고 했다.
그랬는데도 강선생은 기어코 내 가랑이 사이에다 얼굴을 묻었다.
나는 그런 강선생의 입을 피해 필사적으로 도망 다니며 발버둥을 치다가 꿈에서 깼다.
깨고 보니까 가랑이 사이가 척척했고 팬티도 젖어있었다.
40평생에 이런 꿈도 처음이지만
이 나이에 어린애들이나 할 몽정 비슷한 걸 했다는 사실이 너무 기분 나빴다.
아마도 내가 이상한 글을 너무 많이 읽은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잠에서 깨어 한참 동안이나 넋을 놓고 앉아 있는데
우리 태평한 남편은 아무 것도 모른 체 쿨쿨 잠만 잘 자고 있었다.
(계 속)